1998년 개교…통합교육 과정 지도
29개 일반학급·2개 특수학급 운영
휠체어 경사로 그림 그리기 등 활동
교장 “소통 공동체 만들기 노력할 것”
남양주시 화도읍에 자리한 마석중학교는 꿈과 배움의 가치를 함께 키워나가는 행복한 공동체를 실천해가고 있는 학교다. 마석중은 지난 1998년 개교했으며 교육 과정적 통합교육 운영을 시작해 현재는 29개의 일반 학급과 2개의 특수학급을 운영, 1000여명의 학생이 10명의 특수학급 학생들과 함께 어우러져 생활 중이다.
통합교육을 운영 중인 마석중은 교과 연계를 통해 장애인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장애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도덕과 수학 교과 등을 통해 AAC(Augmentative Alternative Communication, 보완·대체 의사소통) 배우기, 감정 의사소통판 만들기, 수어배우기, 토론과 함께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수학급 직업교육으로 배운 바리스타 교육과 연계해 통합카페도 운영한다. 아침 시간, 직업 시간에 특수학급 학생들이 선생님을 대상으로 음료 제작부터 판매까지 직접 카페를 운영하는데,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활용해 교사와 학생이 교류하는 교류의 장으로서 역할 하기도 한다.
또, 올해 초 또래 도우미제도 운영을 계획하고 통합학급 학생 중 희망 학생으로 담임교사의 추천을 받아 실시했으며, 특수학급 학생 1명당 또래 도우미 1~2명 이상을 선정해 협력하고 도우며 우정을 쌓아갈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각종 동아리와 학생 자치회가 활성화돼 있어 휠체어 경사로에 그림을 그리고 장애 인식 및 이해를 높이는 활동을 진행하는 등 장애학생과 더불어 성장하는 자연스러운 과정들이 학교 현장마다 녹아있다.
민경훈 교장은 “개인의 능력과 특성에 따라 교육내용과 방법에 차이는 있으나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모두가 내적 성장을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것이 학교가 해야 할 역할”이라며 “장애와 능력을 구분해 개개인의 능력 신장에 초점을 맞춰 개별화 교육 프로그램 및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매일의 자연스러운 만남은 교과 통합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선생님들은 수업 시간에 특수학급 학생의 반응과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아 지도해 주고 있다”며 “일상에서 소통하고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할 수 있는 공동체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안대 착용 걷기·수어 노래 부르기…장애 이해 높여요
<교과 연계 통합교육>
도덕 교과는 매년 1, 2학년 전체 학생들에게 시각장애, 청각 장애, 지적장애 체험을 진행한 후, 활동지 등을 작성해 소감을 공유한다. '갈등해결' 단원에서 특수학교 건립에 대한 찬반 의견을 공부한 후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거울에 비춰 왼손으로 미로 찾기 및 반쪽 그림 완성하기, 몸으로 말해요, 안대와 케인 착용 후 보행해보기, 수어 노래 배우고 발표하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수학 교과는 자유 주제활동으로 AAC 활동을 하는데, AAC마을에 대한 영상 시청 후 픽토그램에 대해 공부하고 다양한 감정 의사소통판을 직접 만든다. 올해의 경우 특수교사와 3학년 수학과 학생들이 협력해 탄자니아 음베야 지역 장애센터인 '그레이스 밀알 센터'에 티셔츠에 수학기호로 의미를 담아 그려서 선물하는 '희망 티셔츠'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미술 교과는 장애 공감 벽화 만들기 수업을 진행, 카피라이터 동아리는 농아인 자녀인 코다에 대한 영화를 본 후, 문구를 넣은 팔찌를 만드는 등 다양한 수업 활동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정보 교과는 특수학급을 메타버스 공간으로 만들어 소개하고 장애 이해 퀴즈를 푸는 등 체험 프로그램을 연계해 운영 중이다.
<'장애' 배우고 체험하는 동아리 활동>
마석중에는 '장애'에 대해 이해하고 배우며 체험해보는 동아리 활동들이 진행되고 있다.
먼저 카피라이터 동아리는 3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동아리로, 다양한 이슈에 대하여 공부한 후, 주제를 담은 카피 문구를 만든다. 카피라이터 동아리는 장애이해 교육으로 농아인 가족을 다룬 '코다(농아인 가족 중 청각장애가 아닌 아이)' 영화를 보고 건청인 자녀가 겪는 갈등, 사랑에 대해 이해해본 후, 'Sing your mood', 'You are All I need' 등 10개의 문구를 만들어 기억하기 위한 각인 팔찌를 제작했다.
보드게임 동아리는 다양한 보드게임을 하면서 게임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찾아보는 동아리다.
이곳에선 '가방 들어주는 아이', '굿 투 고(Good to Go)' 등 보드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장애 인식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각각의 게임은 발목을 짚고 다니는 영택이를 돕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가방 들어주는 아이'과 '장애, 너는 누구니?'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장애인식개선용 보드게임이다. 특히 '굿 투 고'는 고정욱 작가와 즐거운교실문화연구소가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기 위해 만든 게임으로, 즐겁게 게임을 하며 장애에 대한 인식을 자연스럽게 바꾸기 위해 만들었다.
SW(Software)동아리는 다양한 코딩 및 메타버스 등을 연구해 만든 동아리로, 특수학급에서 운영 중인 통합카페, 바리스타 공간을 메타버스 공간으로 만들어 소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메타버스 공간 내에선 장애에 대한 이해도를 알 수 있는 퀴즈를 풀 수 있고, 문제를 맞추면 상품을 주는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바리스타 진로수업 운영…수어 체험교육 '흥미진진'
김한영 마석중 2학년
우리 학교 1층에는 특수학급 교실이 있다. 우린 흔히 도움 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반은 두 개로, 그중 한 곳은 특별한 수업을 한다. 특수학급 1교실은 진로수업으로 바리스타에 대해 배운다.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카페 '달보드레'도 운영하며 선생님들과 장애 학생들이 늘 어우러지는 장소다.
하지만 이곳을 다른 학생들은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1층 급식실로 향할 때면 항상 향긋한 커피 향이 느껴지지만,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고 있었다. 나도 동아리 인터뷰를 통해 도움 반 선생님과 학생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달보드레'라는 공간을 통해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어우러지고 있었다는 걸 몰랐을 것이다.
나는 이 공간을 소개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메타버스 공간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처음 들어가 본 달보드레는 교실과 카페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책상과 칠판, 게시판, 학생들의 그림과 작품이 걸려있는 곳이었다. 교실 한쪽에는 싱크대와 오븐, 그라인더, 템퍼, 넉 박스 등 다양한 도구가 있어 바리스타 수업을 했다. 다른 쪽에 있는 교실은 우리 반과 닮아있었다. 왠지 전혀 다른 느낌일 것 같았지만 아니었다.
많은 게 새로웠지만, 그중에서도 3학년 선배가 커피를 내려주는 모습은 정말 놀라웠다.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능숙하게 커피를 내리던 장면이 아직도 머릿속에 그려진다. 나는 방법조차 모르는 일들을 도움 반 친구들은 이미 해낼 수 있었다.
그 부분에선 내가 설명을 듣고, 도움을 받아야 했다. 문득, 특수학급이라고 해서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줄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솔직히는 정말 부끄러웠다. 왜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을까. '서로 잘할 수 있는 게 다른 건 당연한 건데, 우리는 왜 편견을 가졌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머리에 떠올랐다.
학급에서 잠깐 볼 수 있는 친구들. 같은 반임에도 불구하고 1년 내내 잘 모른 채 스치는 친구. 그마저도 같은 반이 되지 못한다면 만날 기회가 없는 우리 학교 학생들. 특수학급 학생들의 많은 장점을 알지 못한 채 지나고 있다는 게 아쉬웠다. 이번 기회에 우리 동아리에서 만든 메타버스를 통해 마석중의 많은 학생이 특수학급에 대해 알 수 있길 바란다. 또, 좀 더 장애 학생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장애 학생들도 배우고, 노력하고, 당연히 서로 잘하는 게 다른 '똑같은 학생'이라는 것을 꼭 알아갔으면 좋겠다.
최민혁 마석중 2학년
학교에서 장애 체험 교육을 했다. 청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수어를 이용해 노래를 표현하는 활동이었다. 살면서 수어라곤 하나도 몰랐던 나에게 이 체험은 보다 흥미진진하게 다가왔다.
가장 먼저 수어로 표현할 노래를 골랐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라는 곡이었다. 노래가 상대적으로 느렸기에 표현하기 쉬울 것 같았다. 노래를 연습하며 다양한 수어 표현들을 익혀나갔는데,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는 것 같아 신기했다. 덕분에 수어에 대해 관심도 생겼다.
얼마 후 노래를 발표할 때가 왔다. 어려운 부분도 있었으나 어떻게 보면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기에 나름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또, 이 활동을 통해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 일단 장애인들의 입장에서 불편함을 느껴볼 수 있는 체험 자체가 뜻깊게 다가왔다. 체험을 통해 장애인들에게 공감하며 장애인들을 더욱 깊이 배려할 수 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서 수어를 배우고 익히며 표현하는 과정에서 수어에 대해 큰 관심이 생겨 스스로 한국수어사전을 찾아보기도 했다. 원래 나는 수어를 접하지도 못해봤을 뿐만 아니라 아는 단어 하나 없었지만 이젠 재미있어지기에 이르렀다.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는 장애 체험 교육이 더욱 확대돼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나아지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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