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겊원숭이를 아시나요?' 미국의 심리학자 해리 할로가 1950년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가지 실험을 했다. 어미를 잃은 새끼원숭이 앞에 2개의 원숭이 인형을 놓아두었더니 새끼 원숭이는 젖병이 달린 철사원숭이를 택하지 않고 헝겊원숭이를 택했다. 물질보다는 따뜻한 품과 손길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 실험이다. 군포의 헝겊원숭이는 여기서 유래했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과 최근 '수원 세 모녀 사건' 등이 우리에게 남겨준 교훈은 이웃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다. 이런 관점으로 볼 때 군포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단법인 헝겊원숭이 운동본부(2019년 8월 13일 인천일보 보도)'의 행보는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다.
아동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봉사 및 지원활동을 통해 지역사회환경을 만들어간다는 목적으로 2018년 설립됐다. 그 중심에는 군포에서 오랫동안 지역아동센터에서 일해온 김보민 이사장이 있다. '어른 없는 사회에 좋은 어른 되기'가 추구하는 목표다. 도시락 배달과 의류 및 생필품 지원, 아동·청소년 전용식당 운영, 자원봉사자 발굴 및 교육 등 아이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도시락, 밥먹고놀자 등 헝겊원숭이를 통해 식사를 해결한 아이들은 1만여명에 이른다. 지자체의 어떠한 지원 없이 시민들의 후원금과 자원봉사의 힘만으로 운영한다. 덕분에 헝겊원숭이는 관내 아동, 청소년, 학부모들에게 그 진정성을 인정받고 있다.
모든 사업은 아이들에게 무게중심을 둔다. 아이들이 가난해서 돕는 것이 결코 아니다. 모든 아이는 사랑받고 돌봄을 받을 권리가 있는데도 보호자나 부모들이 역할을 잘할 수 없을 때 그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다. 지금은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어른은 헝겊원숭이 같은 어른이다. 어른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할 헝겊원숭이가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전남식 경기본사 사회2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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