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학원비에 이런저런 공과금, 아파트 대출 부담까지. 월급 빼고 다 오르니 앞이 막막하네요. 얼마나 더 아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주부 김모(49)씨는 한 달 생활이 빠듯해 진지 오래다. 외벌이에 치솟는 물가에 장 보기가 겁나고 대출이자까지 늘면서 경제적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형편이 더 힘들어지면 가지고 있는 '귀중품이라도 팔아야 하나'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불경기에 인천시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 지고 있다. 치솟는 물가에다 이를 잡기 위한 유례없는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서 가계와 소상공인들이 울상이다.
26일 한국은행 인천본부에 따르면 인천지역 금융기관 가계대출은 지난 7월 1363억원에서 8월 2557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소비자물가도 상승했다. 경인지방통계청이 발표한 9월 인천시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5% 올랐다. 앞서 지난 7월 인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세계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7월 6.4%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인천지역 전당포를 찾는 서민들의 발길도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19와 고금리, 고물가 등 경기 악재로 금융권이 아닌 전당포를 통해 소액을 융통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급하게 돈이 필요하지만 은행창구를 이용할 수 없다보니 마지막 창구인 전당포를 찾고 있는 것이다.
미추홀구의 한 전당포는 “전당포에 어떤 물건까지 맡길 수 있는지 묻는 문의 전화가 많아졌다”며 “실거래로 다 이어지진 못하지만 그만큼 전당포를 찾아야만 하는 이유가 생긴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은 알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천일보는 꽁꽁 얼어붙은 경제 상황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생활을 전당포를 통해 살펴본다.
세상이 변했다지만 은행 문턱이 높은 이들은 여전히 전당포 문을 두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12면<[전당포에서 삶을 보다] 1. 희승씨의 전당 외길 49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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