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사필담첩 중 김노경과 청나라 서화가 유식의 필담. /사진제공=과천시 추사박물관

과천시 추사박물관이 오는 12월5일까지 '추사필담첩1: 1822년 김노경의 연행(燕行)'을 주제로 특별기획전을 연다.

필담은 말이 통하지 않거나 말을 할 수 없을 때 글로 써서 서로 묻고 대답하는 행위이며, 그 기록이 필담서이다.

추사박물관 소장 '추사필담첩'은 박제가, 김정희, 김노경 등이 청나라 문인들과 나눈 필사본 190장의 방대한 양이며, 작성 시기는 19세기 초, 1809~1810년, 1822~1823년이다.

1822년 10월20일 동지겸사은정사 김노경(1766~1837)은 둘째 아들 김명희를 대동하고 서기 김선신, 오창렬 등과 함께 연행을 다녀왔다. 동지의 정기 연행과 함께 인천의 표류민을 돌려보낸 것에 대한 사례였다. 이듬해 2월22일 연경에서 출발한 김노경은 3월17일 돌아와 순조에게 '황조삼통(皇朝三通)'을 바치고, 연행의 결과를 보고했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1822년 김노경의 연행을 집중적으로 살피는 것으로, 2부로 나눠 열린다.

제1부 '유당(酉堂)과 산천(山泉)의 글씨'는 필담을 통해 드러난 유당 김노경의 학문적 깊이와 그의 구체적 현실을 살필 수 있다. 특히 유당의 '한글편지'는 특기할 만하며, 서첩이나 '단암만록'의 필사기, '상촌선생비각기사' 등은 추사 3형제에게 미친 아버지이자 후손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 또 형의 빛나는 이름에 가려진 동생 산천 김명희는 '하야초집(夏夜初集)'이나 '두보절구'에서 보듯이 보다 깊이 탐구할 대상임을 보여준다. 제2부 '연행에서 만난 청나라 문인'은 김노경과 주로 필담을 나눈 청나라 서화가 유식, 추사 삼부자를 '조선의 삼소(三蘇)'라 표현한 오숭량(1766~1834), 김명희가 기증한 조선의 탁본을 기초로 '해동금석원'을 펴낸 유희해(1793~1852), 주당, 이장욱 등의 자료를 살필 수 있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필담은 서로 간의 학문적 입장뿐 아니라 주고 받은 현장의 구체성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추사필담첩'은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과천=신소형 기자 ssh283@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