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700시간 사용 가능하지만
양성환자 탑승 땐 바로 교체
경기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등 각종 전염병 의심 환자를 병원으로 옮기는 '음압구급차'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
구급차 내 필수 장치인 음압필터가 부족할 뿐 아니라 재구매까지 6개월가량 걸려 제대로 된 활용을 못하고 있다.
4일 도에 따르면 도내 음압구급차는 총 3대로 각각 성남 분당·파주·의왕 소방서에서 운영 중이다.
음압구급차는 전염병 전파를 차단하고자 특수 제작된 구급차량으로 환자실을 밀폐하고 필터를 통해 내부 공기를 걸러내는 시설 등을 갖췄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5년 발생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전염병 환자 전용 구급차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전국에 음압구급차를 지원했다. 도는 응급 상황에 투입이 용이한 소방서에 음압구급차를 배치하기로 했다.
실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문제가 터진 뒤 음압구급차는 8차례 운행됐다. 우한 교민 귀국 이송 지원을 비롯해 분당과 의왕 지역에서 각각 1차례씩이다.
그러나 문제는 구급차 내 음압필터가 해외(독일) 제품인 탓에 받아보기까지 6개월 정도가 걸린다는 점이다.
음압필터는 약 700시간 사용이 가능하나 구급차에 전염병 양성 환자가 탔을 경우 바로 교체해야만 한다.
아직까지 확진자가 구급차에 탄 적은 없지만, 만약 필터가 모두 소진된다면 음압구급차 운행은 강제로 중단될 수밖에 없다. 사실상 시한부 선고를 받은 셈이다.
현재 도는 음압구급차 3대에 설치된 필터를 포함해 예비 필터까지 총 6개를 보유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도는 '음압형 환자이송장비'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는 전염병 의심환자를 텐트와 같은 밀폐형 공간에 넣은 뒤 구급차를 통해 병원으로 옮기는 방식이다. 이 역시 음압 기능을 활용해 전염병 전파를 막을 수 있다.
도는 재난관리기금으로 도내 보건소 구급차 등 35대에 이를 배부하고자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음압구급차는 필터 부족으로 사실상 운영을 할 수 없게 된다"며 "국내에선 관련 업체를 찾기도 힘들고 혹여 있더라도 똑같은 모델을 찾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안책으로 생각한 것이 음압형 환자이송장비로 예산 심의 등을 거쳐 빠른 시일 내 도입하고자 한다"며 "음압구급차용 음압필터 역시 최대한 빨리 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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