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증환자 전원 가정
전문가 동승 … 실시간영상 점검
도, 표준 업무 지침 마련하기로
경기도가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상급 의료기관으로 옮기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음압구급차'의 활용 방안을 내놨다. 그동안 세밀한 운영 지침 등이 없어 제 역할을 못 했던 음압구급차를 통해 신속한 이송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일보 2월5일자 19면>
20일 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안성병원·분당서울대학교병원·분당소방서에서 음압구급차를 이용한 '코로나19 중환자 이송 시뮬레이션 훈련'을 진행했다. 이는 코로나19 중환자가 발생했을 때 지방정부와 병원 등 관계 기관 간 공조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위기관리 능력을 키우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훈련은 기도삽관과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안성병원에서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전원(轉院)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음압구급차에 탑승한 의료진은 실제 상황처럼 행동했고, 전문가들은 이동 동선부터 시작해 모든 과정을 실시간 영상을 통해 점검했다. 훈련 이후엔 의견 공유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임승관 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이에 19일 같은 경우도 본연 업무에 집중해야 하기에 훈련을 미루자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그대로 훈련을 진행한 이유는 그간 음압구급차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음압구급차는 생활치료센터 등 하급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가 발생했을 시, 상급 의료기관으로 안전하게 옮길 수 있는 도구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운영 지침이 없어 운영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전문가가 동승한 이번 훈련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이송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이 같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발견한 문제점을 개선한 뒤, 내달 중 코로나19 중환자 음압구급차 이송 표준 업무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도는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음압구급차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나오자 2017년 성남분당·파주·의왕 소방서에 음압구급차를 각각 1대씩 배치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코로나19가 발생했음에도 제대로 된 운영에는 애를 먹었다. 구급차 내 필수 장치인 음압필터가 부족할 뿐 아니라 해외 제품인 탓에 재구매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임 공동단장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핵심 역할을 하는 음압구급차가 제 역할을 못 했다는 점에 대해선 안타깝게 생각한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증환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번 병원 간 중증환자 이송 시스템은 도민 안전 보장에 분명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도가 처음 준비하는 음압구급차 이송 표준 업무 지침이 나아가 전국을 대표하는 표준 지침이 되길 바란다. 이를 위해 앞으로의 결과 역시 정부 등에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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