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이랜드몰 수년째 착공조차 안해
허허벌판으로 방치 … 개발 기대한 입주민 반발
송도국제도시 인천대입구역 일대가 첫 삽조차 뜨지 못했거나,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대형쇼핑몰 부지로 둘러싸인 채 몇 년째 방치되고 있다. 조만간 대형 역세권으로 개발될 거라 기대했던 지역주민들의 민원도 빗발치는 중이다.

24일 인천대입구역 반경 1㎞ 지역을 직접 살펴본 결과, 예정된 쇼핑몰 부지 세 곳 중 완공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역 동측 롯데몰 부지에서 오피스텔만 올라가고 있을 뿐, 남쪽 신세계·서쪽 이랜드 쇼핑몰 부지는 텅 빈 채 방치돼 있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확인 결과 2011년 매입된 이랜드 부지는 2014년 6월 공사 착수 신고를 마친 후 펜스만 둘러진 채 남아있다. 지하 5층·지상 19층 규모로 쇼핑몰과 영화관 등을 지을 예정이었지만, 이랜드 측이 최근 블록 2곳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바꿀 예정이라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이랜드 부지는 매입시점부터 따지면 어림잡아 7년 가까이 방치되고 있다.

신세계 쇼핑몰 부지 개발도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다. 신세계는 2016년 4월 해당 부지와 브릿지호텔을 한꺼번에 사들였으나, 2년이 넘도록 구체적인 사업 일정과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롯데몰 부지에는 쇼핑몰 없이 오피스텔만 올라가는 중이다. 롯데 측은 인근 쇼핑몰의 매출이 부진하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계획을 수정하는 중이다.

인근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아파트에 입주하고 보니 주민들을 반긴 건 역세권이 아니라 텅 빈 공터나 공사판이었기 때문이다. 주민 A씨는 "지금 상황이 3년 전 입주 할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주변이 황량하고 공사판이라 분진과 소음 공해가 심각한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입주민 B씨는 "각종 편의 시설과 쇼핑몰이 생겨나기 때문에 입주를 서두른 사람도 있다"며 "개발이 늦어지고 있어 지역 주민 커뮤니티에서 반발이 거세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매매 업계는 인구 증가율이 당초 예상보다 낮다는 점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공인중개사 C씨는 "인구 유입이 계획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라며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니 유통업계가 착공을 서두를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신세계의 경우 청라 쇼핑몰 시공을 우선순위로 두면서 송도 쪽 신축이 미뤄진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 측 관계자는 "기존 쇼핑몰이 매출 부진으로 고초를 겪고 있다"며 "업체 상황을 반영해 사업계획을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박진영 기자·박혜림 수습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