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추가·공원 순찰 확대·시설물 범죄예방 환경설계·지역 치안정책 강화·학교밖 학생 지원·심리상담 서비스 … 이재호 구청장 '동춘동 8살 초등생 살인사건' 대책 밝혀
▲ 인천 연수구가 지역에 설치된 942대의 폐쇄회로화면(CCTV)을 관리하기 위해 운영 중인 'U-도시통합운영센터'의 모습. /사진제공=연수구
▲ 인천 연수구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생을 대상으로 응급상황시 대처방법을 교육하는 '안전체험' 교육을 연중 수시로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연수구
"있어서 안 될 일이 발생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노력을 다 했는지 되짚어보고, 무엇을 할지 깊이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이달 3일 인천 연수구청 기자실. 지난달 30일 발생한 연수구 초등학생 살인사건의 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기자 앞에 선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비통하다고 했다.

정부가 발표한 지역안전지수 분석에 따르면 연수구는 화재·범죄·안전사고 분야에서 1등급을 차지해 광역자치단체 구 가운데 가장 안전한 축에 속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무참한 사건 앞에서 통계 자료는 그저 무의미했다.

구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청소년·아동 보호를 위한 안전망을 새롭게 구축하기로 했다.

지난 1월 기준 연수구 0~17세 아동은 6만4802명에 이른다.

구는 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폐쇄회로화면(CCTV)을 확충하고 순찰 인력을 늘리는 동시에 자칫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바르게 인도하는 지원센터와 상담 기관 등을 운영하기로 했다.

▲CCTV 더 늘리고 공원 안전 확보하고

CCTV는 범죄 예방 수단이자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이번 사건도 구가 운영하는 'U-도시통합운영센터'를 통해 CCTV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범인 검거는 늦어졌을 가능성이 있었다.

구는 구청 7층에 설치된 센터에서 초등학교 163곳, 공원 112대 등 총 942대의 CCTV를 관리 중에 있다.

범죄와 재난사고 예방을 위해 실시간으로 365일 24시간 모니터링을 이어가는 중이다.

구는 오는 6월까지 CCTV 15대를 신규로 설치하고, 기존 4대는 화질이 개선된 카메라로 바꾸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추가 예산을 확보해 CCTV 화질 개선사업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위급한 상황에 누르면 외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안심벨도 10대가 추가로 설치된다.

구는 안심하고 찾아올 수 있는 공원을 만들기 위한 정책도 펼 예정이다.

비극적이었던 이번 사건이 공원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가 시행하고 있는 '공원지킴이' 사업은 과거에 비해 더 확대된다.

현재 구와 경찰은 솔안·양지·늘봄·청량·부수지 공원을 대상으로 순찰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 구는 공원 76곳을 대상으로 순찰을 확대할 예정이다.

공원 36곳에 위치한 화장실에는 225개 안심벨이 설치돼 범죄 예방에 힘을 보태고 있다.

또한 구는 앞으로 공원 시설물을 정비할 때에는 설계 단계부터 시설물이 범죄를 예방하도록 하는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를 반영하기로 했다.

▲지역과 함께하는 치안

다음달부터 시행될 '어머니 폴리스'는 구, 동부교육지원청, 연수경찰서가 함께 하는 지역 대표 치안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구가 예산을 지원하고, 경찰이 순찰 지원과 어머니 폴리스 운영을 맡고, 교육지원청이 참가할 학부모를 모집하고 구성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어머니 폴리스는 초등학생 학부모 270여명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체다.

이들은 초등학생 등·하굣길, 공원, 놀이터 등 학교 밖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지도, 순찰, 캠페인 활동 등을 벌일 예정이다.

과거부터 운영되던 아동지킴이 정책도 계속 이어진다.

아동지킴이란 읍·면·동 통리장들이 동네를 살피며 아동학대 의심 가정이나 피해 아동이 발견될 경우 발굴해 신고하는 제도를 뜻한다.

연수구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아동복지법과 정부 지침에 따라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다.

현재 연수구에만 346명의 아동지킴이가 활동하고 있다. 구와 경찰은 올해에도 이들에 대한 교육과 관리에 힘쓰고 있다.

▲청소년을 바른 길로

지역이 평화로우려면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바른 길을 가야 한다.

이번 사건도 자퇴한 청소년이 가해자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충격을 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적·퇴학 처분을 받거나, 자퇴한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정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는 이에 따라 지난 2015년 10월부터 연수동 우체국 인근에 사무실을 두고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를 운영 중에 있다.

여기에서는 소장과 팀장, 상담원 등 4명의 직원이 일하며 각종 상담과 교육지원, 직업체험 및 취업지원, 자립지원 등을 주요 업무로 삼고 있다.

지난해에도 청소년 356명을 대상으로 검정고시나 재입학 등 학업에 복귀하도록 하거나 취업이나 직업훈련 및 자격취득을 돕기도 했다.

현재 연수구 초·중·고등학교 학생 가운데 자퇴·제적 등의 사정으로 학교에 다니지 않는 학생은 412명 정도다.

막 사춘기를 보내고 있을 중학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진행되고 있다.

구는 지역 17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아름다운 중2, 연수구를 부탁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교육은 인성과 바람직한 학교 문화를 정착시키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에는 박문중 등 5개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해, 설문조사 결과 97.6%가 만족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올해에는 7개 학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사건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학생들을 위한 상담 서비스도 제공될 예정이다.

구는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지원클리닉이 운영 중에 있다.

심리평가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118명을 대상으로 사례관리 1542건, 검진 1367건, 상담 703건 등을 진행했다.

구는 지역 주민을 위해 심리지원클리닉을 설치하고 3주간 우울척도와 스트레스 측정, 심리상담·정신건강 관리 등을 실시하기도 했다.

구 관계자는 "안타까운 사고로 불안해하실 구민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라며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