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역 이롭게 하는 시설...희생의 고리 끊어야 한다

인천은 유난히 혐오시설을 많이 안고 있다. 수도권 주민들이 버리는 쓰레기는 모두 서구 경서동 수도권매립지에 묻힌다. 화력발전소 9곳은 인천 전역에 연기를 내뿜고, 전기를 서울과 경기도로 보내기에 바쁘다.

자칫 폭발하면 대재앙으로 이어질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는 탱크 50기로도 모자라 3기 추가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인천시민들은 수십 년간 각종 환경 피해와 위험에 떨어왔다. 이제 20대 국회에 입성하는 인천 당선인 13명이 희생의 고리를 끊어야만 한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3면>

수도권매립지, LNG 인수기지, 화력발전소 9곳은 인천에 위치하면서 서울과 경기지역에 '이로운' 시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9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공개한 '4월 생활폐기물 반입현황'에 따르면 서울시는 1만3896t, 경기도는 1만8600t의 쓰레기를 매립지에 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천시민이 버린 폐기물은 겨우 6848t. 4월 총 반입량 3만9344t의 17.4%에 불과하다.

매립지 전체 면적은 1685만㎡. 대부분 인천에 속한 땅이다. 이미 매립이 끝난 제1·2매립장 아래에는 1억㎥가 넘는 쓰레기가 잠자고 있다. 행여 매립가스가 폭발하진 않을까, 지면이 꺼지진 않을까 향후 수십 년을 지켜보며 관리해야 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송도 LNG 인수기지는 바다로 들어온 LNG를 보관했다가 전국 각지로 보내고 있다. 평상시엔 '조용한' 시설이기도 하다.

하지만 LNG가 유출되기라도 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인수기지에 인접한 송도국제도시가 곧장 화마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시민들이 LNG 인수기지를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지난 2005년 9월 탱크 1기에서 메탄가스 누출이 확인되고, 이듬해엔 탱크 3기에서 누출사고가 발생했는데도 한국가스공사가 이를 숨겨왔기 때문이다. LNG 인수기지에는 총 50기의 탱크가 있고, 조만간 3기가 더 건설될 예정이다.

화력발전소 9곳 역시 마찬가지. 지난 2014년 기준 인천지역 발전량은 7만3425GWh(시간당 기가와트). 이 가운데 인천이 소비한 전기는 2만2578GWh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서울과 경기도가 가져다 썼다.

전기가 빠져나가고, 인천에는 오염물질만 남아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인천지역 발전소가 배출한 질소산화물은 1만1673t, 황산화물은 6260t. 각각 인천 전체 배출량의 25.5%, 39.4%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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