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명산 문학산 꼭대기가 조만간 개방 될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문학산은 미추홀 왕국의 발상지로 인천으로서는 유서 깊은 역사의 장소다. 인천도호부청사와 인천향교를 비롯해 문학산성, 학산서원 터가 있다. 예전엔 배꼽산이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었다. 산봉우리가 마치 사람이 배꼽을 내놓고 누워 있는 모양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문학산 꼭대기를 지난 1960년대부터 군부대가 차지하면서 50여년간 일반인 출입이 제한돼 왔다. 213m 높이의 문학산 꼭대기에서는 인천 시내 곳곳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지만, 일반 시민들은 그동안 누구도 그런 호사(?)를 누려보지 못했다.

얼마전부터 인천시는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던 문학산 꼭대기 일대 시유지를 넘겨받아 시민들에 개방하는 문제를 군과 협의하고 있다. 문학산 꼭대기에는 최근 군부대가 이전하면서 병력도 모두 철수한 상태여서 개방에는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다만 과거에 사용했던 막사 등 군 시설과 이를 보호하는 철조망이 산 정상 부근에 둘러쳐져 있다.

또 군이 산 꼭대기 일부를 수도권 공중방어를 위한 예비진지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어 완전개방에는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 시는 산적한 문제들을 서둘러 풀고 오는 10월15일 시민의날에 맞춰 개방을 목표로 잡고 있다.

시는 1회 추경예산에 문학산성 주변정비사업 시설비 1억2000여만원을 반영해 진입도로와 등산로 등을 정비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백제시대 석성인 문학산성(인천시기념물 제1호) 복원 계획도 갖고 있다.

문학산에는 현재 수리봉-길마봉-전망대-정상-연경산-노적산으로 이어지는 등산코스가 구축돼 있어, 주말마다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의 중심부에 있는 문학산 정상이 개방되면 인천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명소가 생겨나는 셈이다.

인천은 과거 군부대 주둔지이전과 관련해 크고작은 마찰을 빚은적이 있다. 현 부평공원에 주둔해 있던 군부대와 월미산 개방 문제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문학산 꼭대기 개방 문제도 부대 이전 후 명분이 약해진게 사실이다.

군 당국은 자신들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내세우지 말고, 그동안 피해를 본 인천시민들의 입장도 적극 헤아려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