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날 점점 느는데 1인 20매뿐
지속성 여부도 불투명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반영으로 시행하는 '저소득층 미세먼지 마스크 보급 사업'을 두고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세먼지가 나쁜 날이 늘고 있는데 비해 마스크 보급량이 적고 사업의 지속성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인천지역 각 기초단체들은 하반기 중에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1인당 20매의 마스크를 보급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보급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와 한부모 가정, 차상위 계층, 사회복지시설 거주자 등이다.

이 사업은 미세먼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을 위한 긴급 조치로 정부가 추경 예산안을 반영하면서 추진됐다. 국비 50% 매칭 사업으로 시비와 구비를 각 25% 투입했다. 기초단체들은 고농도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위해 KF 80~90 사이의 일회용 마스크를 구매해 보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1인당 보급되는 마스크가 20매에 그쳐 미세먼지 나쁨 지수가 나날이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올 봄 고농도 미세먼지의 공습이 보름 가까이 지속된 사례를 볼 때 이는 한 철 사용하면 소진될 양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마스크는 재사용할 경우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떨어져 한 번 쓰고 버려야 한다.

미세먼지 마스크 보급 사업이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경을 통해 사업을 부랴부랴 추진하다 보니 내년 예산 편성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마스크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저소득층에 도움이 되려면 사업이 지속될 필요가 있지만 내년에도 시행할지 결정된 사항은 아직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남궁형 인천시의원은 "1인당 20매의 마스크는 한 달도 쓰지 못하는 양인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마스크는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기능도 꼼꼼히 따져서 보급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신영·이아진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