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확인 먼저" … 정봉주·박수현은 원칙처리 방침
더불어민주당이 성추행 의혹으로 국회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민병두 의원에게 사퇴를 재고해 달라는 당 차원의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정봉주 전 의원과, 불륜 및 여성당직자 특혜공천 의혹이 나온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해서는 당이 정한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11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서울시당위원장인 안규백 최고위원, 이춘석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자들은 민 의원에게 의원직 사퇴 이전에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원내대표는 전날 민 의원과 만나 민 의원의 입장을 들은 뒤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이 우선적인 일이지, 의원직 사퇴부터 해야 할 일은 아니다"라고 설득했다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밝혔다.

민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정치인으로서 한점 흠결 없이 살려고 노력해왔는데 현역 의원이 아닌 시절이었을지라도 여성과 노래방에 간 일로 인해 사회적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 그 자체가 평소 스스로 기준으로 봤을 때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의원직을 사퇴하고 아무런 기득권 없이 자연인의 입장에서 진실을 규명하여 명예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안 최고위원도 전날 민 의원과 전화통화를 하고 의원직 사퇴 입장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 사무총장도 "지금 사퇴를 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민주당이 사퇴를 만류하는 배경에는 사실관계 확인 전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향후 미투 폭로 대응의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민 의원은 아직 의원직 사퇴 번복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정봉주 전 의원과, 불륜 및 여성당직자 특혜공천 의혹이 나온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문제는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정 전 의원은 15일 서울시당의 복당 심사를 앞두고 있으며, 충남지사에 도전한 박 전 대변인은 12일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의 추가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민주당의 원칙적 입장 강조는 정 전 의원과 박 전 대변인이 민주당의 예비후보 자격을 받기는 쉽지 않다는 당내 기류를 반영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홍재경 기자 hj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