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보국' "지난 60년 동안 오직 수송물류분야에만 전념해온 한진은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하고 국민생활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글로벌 물류 분야를 선도하는 종합물류전문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 한진그룹 홈페이지(http://www.hanjin.net)

한진그룹은 1945년 한진상사 설립 이후 항공·육상운송업, 택배사업, 정보통신업, 호텔사업, 관광업, 기내식사업, 항공우주사업, 리무진사업, 지상조업 등 국내 29개사 해외 17개사 등 46개의 계열사를 운영하는 세계적인 물류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2016년말 기준으로 총자산 29조458억원, 매출액 15조166억원, 영업이익 1조2339억원, 종업원 3만1124명에 이른다. 한진그룹은 조중훈 선대회장의 고향이 인천 용유로 인천이 사업의 모태였고 현재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만 등에서 가장 활발히 경제활동을 벌이고 있다. 인천 속 한진그룹을 조명해 본다.

● 하늘길

한진그룹의 중추는 대한항공이다. 1962년 대한항공공사로 출발해 1966년 주식상장했다. 1969년 3월 민영화로 한진그룹의 핵심이 된 대한항공은 국내 최초 기록을 하나하나 세우며 세계적인 항공사로 성장했다. 2016년 기준으로 160대의 항공기를 보유, 세계 132개 도시를 취항하며 2684만명의 여객과 157만톤의 화물을 수송했다. 대한항공에게는 내년 1월이 중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대한민국을 세계 5대 항공강국으로 이끌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사실상 공사를 마무리 짓고 1월 정식 운영에 들어가는데 대한항공이 운영의 중심에 있다. 4조9000억원이 투입된 연면적 38만4336㎡의 제2여객터미널 개장시 인천공항의 총 연간 여객 처리 용량은 5400만명에서 7200만명으로 증가한다. 화물 처리 능력도 450만t에서 580만t으로 늘어난다. 인천공항은 누적 이용객 5억명, 하루 항공기 운항 1000회 돌파, 수하물 누적 처리량 총 5억개의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메가포트의 면모를 갖췄다.

현재 인천공항 국제여객 증가율은 주변 경쟁공항의 10배를 웃도는 10.1%를 나타내고 있다. 제2여객터미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면 세계 5대 항공강국으로, 4단계 공사가 완성되면 세계 3대 강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단순한 여객·화물운송에만 치중된 회사가 아니다. 국내 최초 항공기를 제작했던 대한항공이 영종도에 조성한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항공엔진테스트시설(ETC, Engine Test Cell)는 인천의 항공산업을 육성하는데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이 90%를 투자해 조성한 항공엔진테스트시설은 항공기 엔진 분해·조립·부품수리와 성능시험 등의 엔진정비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최초의 상용항공기 엔진 전문 수리단지다. 이곳의 테스트 셀(Test Cell)은 세계 최대의 규모인 가로 14m·세로 14m로, 최대 15만 파운드급의 엔진까지 테스트할 수 있게 제작됐다. 현재 항공기에 장착되고 있는 최고 추력 엔진은 보잉 B777 기종에 장착된 11만 5000파운드급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불가능했던 초대형 엔진 테스트와 향후 개발될 차세대 신형 엔진의 테스트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향후 2단계 사업인 엔진정비 부문까지 완료되면 영종도에 종합적인 항공기 엔진정비체계가 잡힐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인천공항에서 고도의 항공정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대한항공정비본부 인력은 3100여명에 달한다. 연간 매출은 1조원 규모로 자체 정비 9000억원, 해외 수주 1000억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정비본부는 김포공항에 본부를 두고 있고 인천공항정비공장(1050여명), 인천엔진테스트셀(엔진정비 후 테스트, 영종도) 등으로 구분된다.

대한항공은 제주 KAL호텔, 서귀포 KAL호텔, LA 윌셔그랜드호텔 등 국내·외 다수의 호텔을 보유하고 있는데 인천공항 인근의 1022개 객실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도 포함된다. 그랜드 하얏트 인천은 인천의 비즈니스 구역과 서울 시내에 접근해 있어 여행객들은 물론 비즈니스 미팅과 행사를 위한 최적의 장소를 제공하는 특1급 호텔이다.

● 바닷길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10공구에 건설 중인 인천 신항 1-1단계 컨테이너부두가 오는 11월 전면 개장한다. 인천신항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HJIT)에 추가로 설치한 안벽크레인 2기가 7월 준공되면서 모두 7기의 안벽크레인을 확보했다. 인천신항 1-1단계는 송도국제도시 서남단에 컨테이너 3000TEU와 2000TEU를 선적한 컨테이너 전용선 6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부두 길이 1.6㎞를 짓는 것이다. 2015년 6월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 지난해 3월 한진컨테이너터미널이 각각 일부 구간을 개장해 운영을 시작했다.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은 올해 4월 800m에 달하는 컨테이너부두를 전면 개장했고, 한진도 11월까지 전체 구간을 개장한다.

한진은 이밖에 인천내항 4부두에 한진터미널과 물류창고, 내항 배후부지에 한진사이로 등을 갖고 있다.
요트 300척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인천 왕산마리나는 인천공항 인근 왕산해수욕장 주변 9만9000㎡ 터에 조성됐다. 이미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요트경기장 시설로 사용될 만큼 완벽한 시설을 갖췄으나 인천시와 협의가 늦어져 최근에야 준공을 마쳤다.

35∼165피트 규모의 최고급 요트 266척을 접안할 수 있는 해상계류장과 34척을 수용하는 육상 계류장을 갖춘 국내 최대 민간 마리나 단지다. 대한항공의 출자기업인 왕산레저개발이 사업비 1500억원 중 1333억 원을 투자했고 인천시가 시비와 국비를 합쳐 167억원을 지원했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2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왕산마리나 일대를 숙박·판매시설·요트 수리시설·클럽하우스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국제 수준의 해양레저 명소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한진그룹 해운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한진해운의 공중분해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 운송, 벌크 운송 및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 등 대한항공에 맞먹는 해운·항만산업의 중추기업이었다. 북미, 유럽, 대서양 등 세계 3대 기간항로를 포함해 컨테이너선 및 벌크선 운송 사업을 수행했는데 올 2월 최종 파산했다.

석연찮은 한진해운의 파산은 3면이 바다에 면하고 북으로는 북한에 막힌 사실상 섬이나 다를 것이 없는 한국의 현실에서 바닷길이 사실상 남의 손에 넘어간 상태여서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 육영사업

한진그룹 산하 정석인하학원은 인하대학교, 인하공업전문대학, 한국항공대학교,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 정석항공과학고등학교,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을 운영중이다. 인하대는 인하대는 6·25의 와중이던 1952년 하와이 교포 이주 50주년 기념사업으로 뒤떨어진 우리나라의 공업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당시 대통령이던 이승만 박사의 발의로 출범하게 됐다.

하와이 교포의 성금을 종잣돈으로 국내·외 성금이 모아져 그해 4월 인하공과대학으로 개교했다. 인천의 '仁', 하와이의 '荷'를 딴 인하대는 미국의 MIT와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공과대학 설립을 목표로 1954년 입학식을 치렀다. 1968년 조중훈 이사장이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데 이어 1972년 종합대로 승격했고 1984년 의과대학이 신설됐다. 조양호 회장은 1997년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2003년 한 해 전 작고한 조중훈 회장의 육영의지를 되새기기 위해 설립된 정석학술정보관이 개관했다. 2009년 3월 법학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이 개원했고 2014년에는 우즈베키스탄에 타슈켄트 인하대학교가 문을 열었다.

인하대를 중심으로 항공산학융합지구 조성사업 등에 대한 산학협력사업, 인하대병원을 중심으로 한 인천국제공항 응급의료센터, JCI 국제건강검진 등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한진은 택배사업, 정석기업을 통한 빌딩관리업, 정보통신사업 등을 인천에서 영위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인천지역에서 앞으로 대한항공을 통한 인천국제공항을 적극 활용한 항공MRO단지 조성사업, 영종운북항공산업복합단지내 부천 원동기공장 완전 이전, 왕산마리나 리조트 개발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항만에서는 인천신항 배후물류단지 확보와 추가 선석 확보 등이 진행된다. 인하대를 통해서는 송도국제도시 송도캠퍼스 조성사업과 한진메디컬컴플렉스 조성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