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공단 유수지의 활용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남동구가 제1유수지 1천5백여평을 매립해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을 건립하겠다며 도시계획시설변경을 인천시에 요청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유수지 매립은 남동구·연수구 일대의 침수예방을 위해서도 불가하다. 더욱이 인천시가 이곳을 환경친화적인 생태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운 시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남동공단 유수지는 당초 토지개발공사가 남동공단을 조성하면서 공단지역의 수해예방을 위해 침수방지용으로 건설한 것이다. 장마철에 폭우가 쏟아져 연수구, 남구, 남동구의 하수가 이곳으로 몰릴 경우 유수지가 매립된다면 공장이나 주택지의 침수피해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다.
 남동구가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 부지를 아직까지 확보하지 못해 유수지라도 매립해 자원화시설을 설치하겠다는 고육지책을 낸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수도권매립지 주민대책위가 예고한 대로 내달 17일까지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을 착공치 않으면 쓰레기 반입을 금지하고 할증료까지 부과하겠다는데 다급해진 구가 우선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자는 심사인 듯싶다. 그렇다고 침수예방을 위한 대안도 마련하지 않고 우선 눈앞에 닥친 현안부터 해결하겠다는 것은 자칫 오류를 빚기 쉽다.
 수도권 자치단체들이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자원화시설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주민들이 자원화시설을 혐오시설로 지목, 각 자치단체마다 부지확보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제는 무조건 반대만 해선 안될 일이다. 어차피 내 지역에서 발생한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서도 이제는 필연적으로 이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다.
 남동공단 유수지는 잘만 관리하면 호수공원으로서의 효용가치가 높다. 그동안 관리 소홀로 오·폐수가 유입, 악취를 풍기는 등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다. 하지만 앞으로 승기천살리기운동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면 유수지는 자연정화돼 훌륭한 생태공원으로서의 구실을 할 것은 분명하다. 환경을 개선하고 상대적으로 낙후된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유수지를 정화하고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