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케이] 200억 투자 국내 최초 '옥내화 폐기물 처리장' … 우수 환경산업체 지정 [동아알루미늄] 28년 누적 '인공 연못·자연채광용 천창' … 근로자 작업환경 개선 [인페쏘] 정원 꾸민 뒤 '직원 야외 결혼식' 개최 … 한국건축 문화대상 우수상 수상
▲ ㈜아이케이의 옥내화된 폐기물 처리장 전경.
▲ 동아알루미늄㈜ 정원 전경.
▲ ㈜인페쏘 직원 정선희씨의 결혼식 모습.
▲ 라제건 동아알루미늄㈜ 대표.
▲ 이상진 ㈜아이케이 공동 대표.
▲ 유봉열 ㈜인페쏘 대표.
공장들이 변신하고 있다.

과거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도심 외곽으로 도망치던 회색공장들이 이제는 푸른 정원을 가꾸고, 미술작품들을 전시하고, 일하는 사람을 고려해 작업장을 지으며 아름다워지고 있다.

24일 인천시는 '인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장 어워드'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선정된 3개사에 대한 현판식을 진행했다.

'아름다운 공장'이란 공장 내외부가 보기 좋은 것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업무효율성까지 고려한 공장으로, 이날 선정된 곳은 서구 가좌동에 위치한 동아알루미늄㈜(대표 라제건), 남동구 고잔동 ㈜인페쏘(대표 유봉열), 서구 오류동 ㈜아이케이(대표 김상문·이상진) 3개사다.

동아알루미늄과 인페쏘는 자체 생산품을 활용해 인테리어와 외관을 장식해 회사 정체성을 살린 것이 돋보였으며, 아이케이는 수백억원의 자비를 들여 국내 최초로 폐기물처리장을 옥내화해 친환경적인 아름다움을 더했다.

# ㈜아이케이

폐기물처리장은 대표적인 혐오시설이다.

파쇄 작업시 물을 뿌리며 하더라도, 비산먼지와 소음, 진동을 막을 수 없어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도심 외곽지역에 위치했던 이들 사업장은, 도시팽창으로 인해 외곽마저 도시화되며 설 곳을 잃었다.

검단산업단지에 위치한 아이케이의 이상진 대표는 "폐기물 처리장은 아무리 물을 뿌리며 해도 소음과 먼지 발생을 막을 수 없어 공무원 단속에 맞춰 기계를 끄고, 정비를 하며 사업을 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아이케이는 언제까지 그런 식으로 할 수 없다 생각했고, 하려면 제대로 하자는 생각에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덤프트럭과 포크레인, 대량 폐기물 적채가 필요한 사업 특성상 건물 내부는 넓고, 기둥이 없어야 한다.

축구장 2개를 합친 것보다 큰 4000평 규모 처리장에 기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값비싼 고강도 H빔을 사용해야 하는 등 건축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건설폐기물 처리시설의 옥내화를 위해 아이케이는 2007년 200억원을 투자해 현재는 공원 같은 공장을 변모했다.

회사는 이같은 점을 인정받아 지난해 환경부로부터 대한민국 우수 환경산업체로 지정됐다.

옥내화 폐기물 처리장의 선도사례로 국내 타 지역을 비롯 중국에서도 벤치마킹을 위해 공장 방문이 이어지며 혐오시설업체에서 으뜸 환경기업으로 거듭났다.

# 동아알루미늄㈜

아름다운 정원과 피아노, 건물 내외 곳곳에 설치된 조각과 작품들. 로마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듯, 갤러리처럼 아름다운 동아알루미늄의 공장은 28년 동안 누적된 아름다움이라 할 수 있다.

라제건 대표는 1988년 창업을 시작할 당시 임대공장에 사과나무 다섯 그루를 심었다.

다섯 그루의 사과나무가 전부였던 공장에는 현재 인공연못과 정원이 조성되고, 단풍나무와 국화꽃이 가을을 알리며 공장에 색깔을 입히고 있다.

커다란 창문과 빛이 비치는 소재로 만들어진 문으로 들어오는 자연채광 덕분에 형광등을 켤 필요가 없는 창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하는 사람들이 고생하지 않게끔 제품 승하차를 위해 조성된 야외마당 유리지붕, 공장 3층부터 1층까지 이어지는 자연채광용 천창 등에는 근로자를 배려한 작업환경을 엿볼 수 있다.

또 회사 로비에 설치된 샹들리에는 회사에서 생산한 초경량 고강도 알루미늄 폴대로 제작돼 회사 정체성이 돋보인다.

# ㈜인페쏘

공장에서 직원들의 야외 결혼식을 열어주는 곳도 있다.

남동산단 내 금속 레이저 가공업체 ㈜인페쏘(INFESO)는 3년전 가을, 직원 정선희씨의 결혼식을 공장에서 열었다.

2011년 12월 공장을 신축, 이전하며 정원을 넓게 꾸민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1985년 설립된 인페쏘는 1993년 지금의 공장 맞은편에 남동공단 사옥을 짓고, 2011년이 끝날 무렵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새로 지은 건물은 공장과 사무실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사무실 건물 한쪽 전면을 유리로 배치했다.
또 건물 외벽은 공장에서 생산한 가공금속으로 장식해 정체성을 살렸다.

디자인을 판매하는 공장이 되고 싶은 인페쏘는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2011년 한국건축 문화대상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바람의 정원 외에도 근로자 휴게 공간을 위해 제작된 금속의자에 대해 지난해 11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굿디자인(GD)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황은우 기자 he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