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문턱 낮추고 소통하는 무대 … 야외공연 본보기


1995년 야외상설공연 '토요예술무대' 기획10년 전부터 매주 금·토 공연 … 외부팀 공모2010년부터 '황금토끼' 진행 … 1만여명 관람풍물·영화음악·재즈 등 다양한 장르 선보여

모두에게 열려있는 무대, 인천종합문예회관 야외예술마당이 올해로 22주년을 맞았다. 야외예술마당은 문화 예술 분야가 생소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시민들의 관심 속에 오랜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공연으로 복장과 형식, 관람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전국 문예회관 중에 가장 먼저 시작된 상설공연으로 이제는 그 명성이 알려져 타 공연장들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으며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관객과 소통하는 무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종합문예회관의 야외예술마당 '황금 같은 금요일, 토요일 끼있는 무대(황금토끼)'는 따뜻한 계절에 시작되는 공연으로 4월부터 10월 초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7시30분에 열린다. 어린이 뮤지컬, 재즈, 국악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르로 구성돼 있으며 외부 공연팀과 인천시립예술단의 무대로 꾸며진다.

문예회관 개관 이후 오랜 명맥을 이어온 야외예술마당은 매주 400개의 객석이 꽉 들어찰 정도로 관객들의 만족도가 높아 타 지역에서 성공사례로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이 공연의 역사는 1995년 문예회관 개관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민들이 공연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던 때라 공연장은 쉽게 가기 어려운 곳으로 여겨졌고 대공연장, 소공연장 등에서 진행되는 공연 표를 무료로 배포했지만 객석은 비어있었다.

문예회관은 누구나 머물다 갈 수 있는 공연장을 만들기 위해 다양성과 친근함을 모토로 야외상설공연 '토요예술무대'를 기획했다. 초창기에는 그 시절 인기가 좋았던 가수 양하영, 전인권, 어니언스 등을 초청했다.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공연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 반응이 좋아 비가 오거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키는 관객들이 많아졌다.

10년 전부터 토요일에만 하던 공연을 금요일에도 하기 시작했고 공연 형식이 정착되면서 1년 단위로 외부 공연팀 공모를 받았다. 심사를 별도로 진행해 공연팀을 선정하고 지역 문화 활성화를 위해 인천 지역 예술 단체들도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했다.

오랜 시간을 이어온 공연인 만큼 고정 관객층도 두텁다. 어린 시절 부모님 손을 잡고 공연을 보러 오던 어린 아이는 재즈를 전공하는 음악가로 성장해 무대의 주인공이 됐고 매주 금요일 캔맥주와 안줏거리를 들고 공연을 즐기러 오는 주부 관객들도 있다.

2010년부터 야외예술마당 '황금토끼'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진행했고 지난해에는 총 26회 공연, 약 1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풍물 한마당, 스토리가 있는 영화 음악 콘서트, 재즈 공연, 뮤지컬 갈라 콘서트 등이 열렸다.

[인터뷰 / 유민희 공연지원팀 공연지원담당]
"집처럼 드나들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파"

 

 


"시민들에게 풍성한 볼거리와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하고 공연장을 제 집처럼 드나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천종합문예회관 야외예술마당의 가장 큰 목표죠."

유민희 공연지원담당은 야외예술마당의 22년 역사를 함께했으며 첫 시작부터 지금까지 기획을 맡아왔다. 공연에 전문가가 아니었던 그는 관객 위주의 공연을 준비하는 것에 중점을 뒀고 한 해가 지날수록 야외예술마당을 찾는 시민들이 많아졌다. 최근에 열린 서울·인천 지역 문화예술회관 연합회 세미나에서는 인천종합문예회관의 '황금토끼'가 좋은 공연 사례로 꼽혔다.

"IMF랑 세월호 사건이 터졌을 때는 한동안 공연을 못했어요. 야외 공연 특성상 날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 공연이 취소되는 날들도 많았죠.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거쳐 360회의 공연을 통해 야외예술마당이 인천종합문예회관의 전통 있는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알리게 돼 뿌듯해요."

처음에는 관객들에게 좀 더 많은 공연을 소개하고 싶다는 욕심 탓에 추운 날에도 공연 일정을 잡았지만 야외무대의 한계가 있어 지금은 4월과 10월 사이에만 공연을 진행한다.

"야외예술마당의 장점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거예요. 국악공연은 어르신들만 좋아하고 댄스나 재즈 공연은 젊은이들 위주라는 편견에 공연을 기획하면서 고민이 많았는데 연령에 상관없이 관객 모두가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기뻤죠. 관람료 부담 없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유민희 공연지원담당은 기획자로서 관객과 공연자의 마음을 읽기 위해 노력했다. 공연자들의 실수가 있을 때 그 자체도 하나의 무대라는 용기를 심어주고 가끔 음향이 꺼지더라도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해 공연을 이어갔다.

"공연 기획을 처음 시작할 때 관객이 몇 명이나 왔냐는 질문이 가장 괴로웠는데 결국 공연의 성과는 얼마나 많은 객석이 채워지느냐가 아니라 관객의 만족도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더 다양한 공연을 소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사진제공=인천종합문예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