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저서에서 日왕가와 백제 연결고리 거론…일왕에 특강도

 
일본 고대사 연구의 대가 우에다 마사아키(上田正昭) 교토(京都)대 명예교수의 지난 13일 별세 소식을 계기로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백제 혈통' 발언에 새삼 관심이 쏠린다.

아키히토 일왕은 2001년 12월 생일 회견 때 "한국과의 연(緣)을 느끼고 있다"며"내 개인으로서는 간무(桓武) 천황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續日本記)에 쓰여 있는 데 대해 한국과의 연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으로 당시 일본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일본 역사학계에서는 천황가의 뿌리가 한국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널리 제기돼 왔지만 일본 사회에서는 그러한 연관설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사실상 금기시돼왔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일본인들의 '정신적 지주'인 일왕이 금기 사항을 언급한 데 대해 일본인들이 받은 충격은 컸다.

이 같은 일왕의 발언에 영향을 준 대표적인 학자가 우에다로 알려졌다.

우에다는 1965년에 펴낸 '귀화인, 고대국가의 성립을 둘러싸고'라는 제목의 책에서 이 같은 일본 왕실과 백제의 연결고리를 거론했다. 우에다가 아키히토 일왕에게 직접 고대사 '특강'을 한 적도 있다.

우에다가 '천황제'의 뿌리를 파고 들어간 것은 태평양전쟁 때 학도병으로 동원됐던 개인사와 깊이 관련돼 있다고 일본 언론은 소개했다.

그가 '신국(神國) 일본'의 패전을 보면서 어릴 때부터 주입된 '황국(皇國)사관'에 의문을 가진 것이 천황제 확립 과정을 포함한 일본 고대사 연구에 투신한 계기였다는 것이다.

우에다는 일본뿐 아니라 한반도와 중국 등에 남아있는 문헌을 철저히 검증해가며 한일, 한·중·일의 고대 교류사를 연구해 다수의 저작을 남겼다.

이처럼 '선린과 우호의 고대사' 연구에 천착했던 우에다는 작년 11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얽힌 실타래 같았던 한일관계에 대해 개탄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은 외톨이가 아니다"고 지적한 뒤 "최근 한국,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것은 정말 안타깝다"며 "대립과 모순을 초월해 좋은 이웃으로 지냈던 고대의 관계를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