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AG 보치아 국가대표 정호원·김한수
▲ 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보치아 경기에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아래 왼쪽부터)세계랭킹 1위 정호원, 2위 김한수가 보조자인 권철현 코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 여성은 김한수의 어머니이자 보조자인 윤추자씨./사진제공=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정호원 안정적 플레이 강점 … 실력·매너 갖춘 세계 1위

김한수 헌신적 어머니 지원 속 광저우APG서 金 수확

2인조·개인전 함께 출전 부진 만회·선의의 경쟁 다짐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보치아 금메달 사냥 나서요."

'코트의 신사' 정호원(28·속초시장애인체육회)과 '노력파 꽃미남' 김한수(22·경기도장애인보치아연맹)의 각오가 다부지다.

보치아 세계랭킹 1·2위인 두 선수는 BC3 2인조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는 한편,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라이벌이다.

특히 2010광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에선 김한수가 금메달을, 정호원이 은메달을 땄을 정도로 서로 대등한 실력을 갖췄다.

보치아는 뇌성마비 중증장애인이 참가하는 경기로, 그중 BC3는 보조자가 함께 경기를 해야 하는 최중증 장애등급이다.

지난 6년 동안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호원은 생후 100일 무렵 침대에서 떨어져 뇌성마비 장애를 입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깊은 정호원은 자신보다 실력이 뒤쳐진다고 무시하지 않고, 이기기 위해 편법을 쓰는 경우는 더더욱 없다.

때문에 정호원과 같이 경기를 해 본 선수들은 그의 실력에 감탄하고 매너에 또 한 번 놀란다.

정호원의 보조자인 권철현(41) 코치는 그의 강점으로 오랜 경력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꼽았다.

2012런던패럴림픽에서 은메달에 그쳤을 땐 은퇴까지 고민했을 정도로 선수로서의 자부심도 강하다.

김한수는 특수학교인 주몽학교에서 보치아를 접했다.

그는 태어날 때 난산으로, 뇌에 충분히 산소가 공급되지 못해 6살 때까지 앉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의 보조자이자 어머니인 윤추자(54) 코치는 아들이 운동하며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BC3는 선수가 보조자에게 지시를 하며 경기를 풀어가야 하지만 김한수는 언어장애가 있어 대화도 불가능하다.

윤 코치는 아들의 무릎 위에 숫자판을 놓고 서로만의 언어를 만들 정도로 보치아를 향한 열정이 대단했다.

모자의 끈질긴 노력과 성실함으로 김한수는 중학교 2학년 때 전국대회에서 1위를 하며 주위를 놀라게 했고 결국 2010광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고교 2년부터 태극마크를 단 김한수는 어린 나이답지 않게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간다.

성적에 대한 욕심보다는 즐기면서 경기를 하다 보니 긴장을 하지 않아 실수도 적다.

지난 2009년부터 BC3 2인조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정호원, 김한수는 지난 런던패럴림픽에서 부진해 현재 2인조 세계랭킹 4위에 그쳐있다.

이 때문에 금메달을 되찾아 자존심 회복은 물론 대한민국 보치아의 위상을 세계에 떨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두 선수는 "이번에 꼭 금메달을 목에 걸어 세계 최고에 오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