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만 하던 아빠가 달라졌어요
▲ 아빠들이 '아버지 교실'에 참여해 자녀와 대화하고 양육하는 방법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서부교육지원청
▲ 직장에서 퇴근한 아버지들이 자녀들의 귀갓길을 지키는 방범대로 나섰다. /사진제공=동부교육지원청
교육청·학교·평생학습관

아버지 교실 학부모 호응

밤길 방범활동 적극 동참

'아빠들의 모임'과 협약도



자녀교육이 여성의 몫으로 강조됐던 시절이 있었다.

시대가 바뀌고 특히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양육은 엄마만의 역할이 아닌 부부 모두의 것이 됐다.

인천 교육계는 '아빠'들의 교육 참여를 이끌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수 년 전부터 시행되던 아버지교실이 최근들어 더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이 키우는 아버지

각 교육지원청과 학교들은 '아버지 교실'을 열고 자녀와 효율적인 대화법이나 자녀에게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청소년기 자녀 이해, 아버지의 역할 이해 등의 과정을 안내하고 있다.

딱딱한 직무교육과는 달리 전문 강사를 통해 사례중심의 실질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실이 열릴 때마다 50~100여명의 아버지가 참석해 자녀 교육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열의를 보여주고 있다.

강의에서는 자녀의 학력과 인성 두 가지를 모두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실제 사례 중심으로 전달되고 있다.

평생학습 시대의 아버지의 역할로 자녀에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각 지원청과 학교 외에 인천시 평생학습관 역시 총 4회에 걸쳐 지역 내 학부모인 아버지를 대상으로 '아버지교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학습관은 소통하는 아버지의 역할과 사명을 돌아보고 정체성 확립을 돕기 위하여 개설되었으며, 대안학교인 한오름학교 서현석 교감이 강의하여 방황하는 사춘기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주요 내용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영향력과 아버지로서 자녀에게 끼치는 영향력에 대한 실제 사례를 알아보고 좋은 아버지 되기의 실천적 방법을 나누는 시간으로 자녀와의 소통을 돕는 동기부여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앞으로도 인천평생학습관은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고 가족구성원 모두가 함께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찾아가는 아빠 수업

인천남부교육지원청 학부모지원센터는 삼목초등학교에서 출장 아버지 교실을 열었다.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건강한 가족관계 형성을 위한 찾아가는 '행복한 멘토맘' 집단상담을 운영했다.

학부모 집단상담은 자녀교육에 관심이 있어도 참여기회가 부족한 아버지를 대상으로 자녀와의 관계증진을 위한 의사소통법을 익혀 가정의 교육적 기능을 강화하고 학교교육 발전을 위한 아버지의 학교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직장 생활을 고려해 심야 시간에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은 보고 따라 그리기, 듣고 말 전하기 등 활동을 통한 의사소통기법 익히기와 부모유형별 특징을 살펴보고 나는 어떤 아빠인지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교육부가 추진 중인 밥상머리교육을 소개하며 내 아이를 외적·내적역량을 겸비한 21세기 감성 리더로 키우기 위해 멘토로서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버지 방범대

아버지들이 교육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아빠들이 직접 모든 학생들을 내 자녀처럼 지키겠다는데 뜻을 모았다. 일부 학부형들을 중심으로 '아버지 패트롤' 운동이 확산되는 것이다.

만수여중학교의 아버지 방범대는 지난 2009년부터 5년째 이어지고 있다.

21명의 아버지들은 경찰관, 교사와 함께 4개조를 편성해 주1회씩 저녁 8시부터 학교주변의 만수동 일대의 아파트 주변과 학원지역, 청소년 유해시설 등을 순회하며 학생들의 밤길 귀가 지도를 한다.

이 활동은 자녀교육의 한 발치 뒤에 서 있던 아버지의 교육활동 참여라는 점에서 매우 뜻 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사와 학부모들이 경찰과 동행하며 지역사회에도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돼 지역사회와 공공기관의 유대관계도 확인하게 된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지역 공동체와 연계

인천서부교육지원청은 아버지의 학교 참여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아빠들의 모임'과 협약을 맺었다.

서부청은 지난 7월25일 사단법인 코리안대디 행복공동체와 '아버지 학교참여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단법인 코리안대디 행복공동체는 올바른 자녀 교육을 위해 희망과 변화를 갈망하는 아버지들이 다양한 재능기부와 봉사활동을 하는 단체다.

학교교육 참여를 통해 가정과 학교가 함께하는 건강한 교육공동체 조성을 목적으로 결성한 단체이기도 하다. 현재 초·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아버지 회원 120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날 체결한 업무협약은 인천서부교육지원청과 코리안대디 행복공동체가 아버지 학교참여 문화확산 및 저변확대에 대한 상호 지원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기관 간 협력사업 촉진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두 기관이 보유한 행정력과 전문인력 등을 활용한 공동발전과 인천교육 만족도 제고를 목적으로 ▲아버지 학교참여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맞춤형 컨설팅 및 현장 지원 ▲아버지 학교참여 사업 홍보 등을 추진한다는 구체적 내용을 담고 있다.

협약식에서 안용섭 교육장은 "이번 업무 협약으로 다양한 직종과 풍부한 사회 경험을 가진 아버지들의 실질적인 학교참여 활성화로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학교 환경이 조성되고, 나아가 자녀와의 소통과 공감 확대를 통하여 가정과 학교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조성하는데 초석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