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진보교육감 역점사업
급식예산 추가확보 사활·자기주도 학습 공교육 정상화
시교육청 폐쇄적인사 수술 … 학부모 소통 등 다리역할
하위권 학력수준 개선 … 창의력 미래인재 육성 스타트
▲ 인천시교육청 직원들이 지난 3일 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인천형 혁신학교 만들기' 연수에 참여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 인천시교육청이 주관한 '2014년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10일 남구 인항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황기선 기자 juanito@incheonilbo.com
'인천 첫 진보교육감 탄생' 올해 인천에서 벌어진 6·4전국동시지방선거의 가장 핵심적인 결과 중 하나다.

인천대와 인하대 총장 출신 등 화려한 경력을 내세운 보수성향 교육감 후보들을 누르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의 진보 인사가 당당히 인천 교육감에 선출된 것이다.

이청연 교육감은 진보 성향 답게 평준화 교육, 보편적 복지 확대, 학생 인권을 들고 나왔다.

사는곳이 구도심이던 신도심이던, 부모가 누구이건 간에 교육은 평등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했다.

교육감의 이런 철학은 무상급식 확대, 자사고에 대비한 일반고 육성, 혁신학교 추진 등의 교육 정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역 최초의 진보 교육감 탄생으로 지금까지 보수성향 교육감이 이끌었던 인천 교육계에 일어날 지각변동을 예상해 봤다.

특히 전국 17개 시·도 중 13개 지역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되며 전국적인 분위기 역시 인천의 새로운 변화를 수월하게 돕고 있다.

▲초등학교 이어 중학교까지 무상급식

제2대 주민직선 교육감 취임 이후 인천시 교육청은 중학교 무상급식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 관내 초등학교에 한정되던 무상급식을 내년부터는 고학년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시 교육청은 최근 인천시와 인천지역 군·구에 2015년도 초·중학교 무상급식 실시를 위한 재정분담 협조요청 공문을 발송하는 등 행정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하지만 무상급식에 따른 소요 재원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교육청 역시 정부와 시, 군·구와 학교들의 재정분담이 뒤따라야 성사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내년도 중학교 무상급식에 들어갈 예산은 약 670억원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기존 초등학교 983억원을 합치면 1700억원이 급식 예산으로 소요된다.

교육청은 이 중 30%만 교육청이 부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나머지 70%는 시·군·구가 분담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인천시 역시 재정난에 시달리는데다가 군·구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라 분담을 장담할 수는 없다.

이청연 교육감은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무상급식은 우선 해결할 과제라며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재원 마련은 아직 인천시로부터 받지 못한 법정전입금 확보와 기존 교육청의 사업 축소에서 실마리를 풀어갈 전망이다.

▲공교육 정상화의 실현-혁신학교와 교육혁신지구 추진

혁신학교는 이청연 교육감의 교육 철학이 집약된 핵심 키워드다.

혁신학교의 목표는 공교육 정상화다.

토론과 협력식 수업,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수업을 하는 방식의 혁신학교가 오는 2018년까지 인천에 40개가 운영된다.

올해 7월부터 내년 2월까지 시범운영을 거쳐 앞으로 3년안에 일반화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혁신학교의 교육과정은 학생들에 의해 자율적으로 조율되며 학급당 정원은 25명 내외로 제한된다.

특히 학교장 임용제도가 초빙형과 내부형을 결합한 형태로 전환되며 2년에 한 번 학교 평가를 받게 된다.

▲만년 꼴찌, 인천 학력 수준 개선될까

교육감 선거가 치러질때 마다 후보들은 인천의 성적 향상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지난해 인천의 수능 성적 역시 전국 하위권을 지켰다.

언어와 수리나, 외국어에서 표준점수가 전국 꼴찌였으며 지난 2012학년도에도 가장 낮았다.

인천의 심각한 낙제점수를 두고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도 '인천학력향상추진단'을 구성해 성적을 높이겠다는 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교육청은 인천교육계의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방법으로 점차적인 학력신장을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정답을 암기하는 기존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력과 공감능력을 키우는 선진국형 교육으로 판도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서열 중심의 사회에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을 길러내는 교육으로 체질이 개선되면 '학력'이나 '성적'에 대한 개념도 변화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다시 '혁신학교'로 귀결된다.

혁신학교를 통해 잘 가르치고 잘 배우는 교육행정을 실현하는 동시에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교육의 지평을 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폐쇄·보수적인 시 교육청 쇄신

이청연 교육감이 취임과 동시에 추진한 행정 중 인사 정책이 눈에 띈다.

이 교육감은 진보성향의 시민단체와 전교조 인사들을 교육청 주요보직에 대거 영입했다.

김은종 전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장이 비서실장에 임명됐으며 구원모 인천초등포럼 대표가 정책비서 자리에 앉았다.

공보담당관실 내 대변인 업무를 신설하며 전교조 출신의 김진철 소양초등학교 교사를 임명하기도 하며 자신의 최측근에 모두 진보인사를 들였다.

게다가 감사관을 외부 개방형으로 공모하기로 결정했다.

교육청 개청 이래 공무원이 아닌 외부사람을 감사관을 선임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 교육감은 이들이 학생이나 학부모들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다리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부형 감사관은 각종 비리와 봐주기 처벌로 얼룩진 내부 조직을 개선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다.

이런 개혁적인 인사가 비교적 경직된 교육청 조직과 인천 교육계를 흔들어 놓을 것인지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