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책의 수도' 견인

31곳 개관 … 작년 93만여명 이용

책 읽기 운동·문턱 낮추기 효과

주민 참여 '대표도서' 선정 진행

제대로된 사서 확보가 남은 숙제


부평구가 책벌레·책바보들의 천국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부평기적의도서관' 개관을 시작으로 시작된 구립도서관 건립은 최근 청천도서관이 지난해 4월 개관하면서 어느 덧 6곳으로 늘어났다. 1998년 '민들레 작은도서관'으로 시작된 사설 작은도서관은 24곳에 달한다. 구가 건립한 작은도서관까지 더하면 부평구에 위치한 작은도서관 수는 31곳에 이른다. 그야말로 부평구는 어디서든 책을 읽을 수 있는 지역인 동시에 유네스코가 선정한 '2015년 책의 수도' 인천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 부평지역 각 도서관들은 방학기간 동안 아이들의 독서 습관을 위한 책 읽기 강좌와 도서관 이용법에 대한 설명을 통해 학부모들과 아이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연간 100만명 이용, 책 읽기 운동 주효

부평구에 최근 3년간 구립도서관 수가 늘어나면서 책벌레들의 이용도 크게 증가했다.
공식 집계된 구립도서관의 지난해 연간 총 이용자수는 93만여명. 100만명에 육박하는 수치로 하루 평균 이용자는 3365명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2년 70만명에 못 미친 69만여명이 이용한 것보다 35.4%나 증가한 수치다.

시교육청 소속 부평도서관과 북구도서관의 이용자, 31곳의 민간과 구립 작은도서관을 이용하는 인구까지 더하면 그 수치는 더욱 클 것으로 구 관계자는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인구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구가 3년간 추진한 책 읽기 운동을 벌인 일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와 구민들이 함께 대표도서를 선정, 저자와의 대화 등을 개최해 도서관에 대한 문턱을 낮춘 것이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구 관계자는 "최근 3년간 구립도서관 수가 늘어나 구민이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분위기가 마련됐다"면서 "구민이 책을 많이 읽도록 도서관 이용 서비스를 강화하고, 작은도서관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부평구 도서관정책팀 관계자들이 2014 부평구 대표도서 선정을 위한 주민 투표를 받기 위해 7호선 부평구청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소중한 한 표를 받고 있다. 구는 지난 2012년부터 대표도서를 선정해 책 읽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 올해 대표도서 선정 막바지 … 발표만 남아

올해도 책읽는부평추진협의회는 지난 2월4일 대표도서 후보로 <그 사람을 본적이 있나요?>(김려령·문학동네어린이), <시간을 파는 상점>(김선영·자음과모음), <책만 보는 바보>(안소영·보림출판사)를 선정해 지난 14일까지 한달이 약간 넘는 기간동안 부평구 곳곳에서 대표도서 선정을 위한 온·오프라인 주민투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구의 대표도서를 주민들이 함께 참여해 선정하는 방식이다.

구는 대표도서를 후보도서 세 권 중 주민투표 80%와 후보도서 토론회 결과 20%를 반영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책으로 선정한 뒤 오는 18일 대표도서를 발표한다. 오는 27일에는 '2014 책 읽는 부평 선포식'을 열어 본격적인 독서 릴레이 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작가초청 대화와 북 콘서트, 책 읽는 풍경 사진 공모전, 책 읽는 아파트 선정, 책 읽는 부평 골든벨, 독서동아리 양성, 독서토론 등 독서 진흥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구는 책 읽기 운동을 시작한 지난 2012년에 <거북이는 왜 달리기 경주를 했을까?>를, 2013년에는 <사료를 드립니다>를 대표도서로 선정한 바 있다.


▲ 작은도서관 아직 해결할 문제 남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밝힌 인천지역 작은도서관 사서 문제는 도서관에서 해결해야 할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2년 작은도서관 실태'에 나타난 인천지역 186개 작은도서관에 제대로 된 '사서'가 없다는 결과는 작은도서관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겪는 성장통의 일환이다.

대부분 일반직원과 자원봉사자가 사서 업무를 맡으면서 전문성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 문제는 작은도서관을 통해 어린아이들이 생활 가까이에서 책을 가까이 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부평구 역시 이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문제는 예산과 지원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는 점이다.
정규직 사서를 채용해 배치할 경우 인건비와 운영비를 구에서 지원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작은도서관이 사립시설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구에서 올해 책정한 작은도서관 예산은 5700만원 수준. 24개 사설 작은도서관이 있는 것을 감안할 경우 작은도서관 1곳당 연간 지원액은 240만원에 그친다. 전문 사서 1명에 대한 한 달 월급 수준을 약간 넘는 상황이다.

/김상우기자 theexodu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