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재정·경제개선 구조조정'불확실'글로벌 금융위기 따른 관광·해운산업 타격과도한 재정적자 등 경기침체 가속화
   
▲ 그리스 국회의사당 앞에는 매일 근위병의 교체 행사가 열린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부의 경제실책에 항의하는 노동자와 시민들의 항의집회가 끊이지 않고 있다.


<2부> 신화의 나라 그리스 3.제국의 흥망성쇠

현재 유럽전체가 경제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리스부터 시작해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에 이어 유로존의 중심국가인 프랑스와 독일까지 위협하고 있다. 유럽에만 한정된 문제도 아니다. 미국을 거쳐 한국에도 조만간 상륙할 위험이 높다는 분석이다.

올해 실크로드 마지막 여정인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는 모두 경제위기극복이 국가적 현안이었다.

이들 3개국 모두 화려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선조들이 남겨둔 수천 년 유산들로 인해 매년 수천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대국이다. 관광수입만 해도 어마어마한 규모다.

화려한 옛 영화를 뒤로 하고 이들 국가들에 어두운 그림자가 몰려오고 있다.
특히 그리스의 경우 쉽게 위기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듯 했다.
정치는 부패했고, 산업기반은 붕괴된 상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국민들이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 파르테논 신전에서 내려다본 아테네 시내 전경. 평온한 모습과는 달리 최근 경제위기로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 지고 있다. /아테네(그리스)=남창섭기자 csnam@itimes.co.kr


먼저 그리스 경제 구조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그리스 경제는 제조업 기반이 대단히 취약하다. 도시 어디를 가도 제대로 된 공장하나를 보기 힘들 정도다. 바로 유로존 가입조건으로 제조업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를 대신해 관광·해상운수 등 3차 산업 78.5%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스 경제 문제점으로는 과도한 재정적자와 정부부채, 낮은 산업 생산성, 높은 수준의 구조적 실업률, 노동시장 경직, 연금 등 사회보장 제도 비효율성 등이 지적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및 구조적인 경쟁력 취약으로 인해 2009년에는 16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2.0% 성장을 나타냈다.

2010년에는 민간소비 감축과 경상수지 악화 등으로 마이너스 4.5%라는 최악의 성장을 기록했다.
그리스 정부는 현재 EU·IMF개혁 프로그램 조치에 맞춰 초긴축 재정정책 실시와 더불어 경제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개혁 및 구조조정 개혁을 실시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산별 노조의 반발과 경기침체 가속화 등으로 시장 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 그리스에는 요트가 많다. 우스개 소리로 이들 요트만 팔아도 나라 빚을 다 갚을 정도라고 한다. 날렵하게 생긴 요트 한대가 코린토스 운하를 지나고 있다.


그리스의 경제를 떠받들고 있는 것은 바로 관광산업과 해운산업이다.

그리스는 고대 유적지 뿐 아니라 신약 성서에 등장하는 성지들로 인해 연간1천300~1천400만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관광산업이 GDP의 15%대이고 약 77만명이 관광산업에 고용돼 있다.

또 2010년 말 재화용량톤수(DWT) 기준으로 전 세계 선박시장의 15.96%를 차지해 세계 1위의 해운강국이다. 다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사태는 그리스 해운업계에 타격을 주었으며 2009년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스의 해운수입은 경상수지 적자를 보전하는 최대 수입원이며 2010년 말 현재 그리스 선주가 보유한 선박은 총 3천150척에 달한다.

올해는 한국-그리스 수교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 해이기도 하다.

양국의 교역관계는 2009년 역대 최고치인 31억불 등 무역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곳에서도 한국의 선박과 휴대전화, 자동차, 가전제품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선박의 경우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다. 그리스의 세계 1위 해운산업과 한국의 세계 1위 조선 산업의 만남은 양국의 전략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윈윈협력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1972년 그리스의 리바노스 사장과 현대의 정주영 회장의 인연이 이제는 이들이 설립한 기업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2010년 한해에만 그리스 선주들이 한국 조선소로부터 신주발주한 선박수가 327척에 달한다.
휴대전화와 가전제품은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이곳 시장의 점유율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엘지가 먼저 이곳 시장에 진출했고, 삼성은 올해 현지법인을 오픈했다.

전자제품과 함께 한국 자동차에 대한 인기도 높다. 특히 현대차의 겟츠(현지 모델명)와 엑센트, 기아차의 시드(현지 모델명)가 잘나간다고 한다. 하지만 경제위기로 고가 제품에 대한 판매는 갈수록 급감하고 있다.

터키=인천일보-인하대 실크로드탐사취재팀
/남창섭기자 csnam@itimes.co.kr
/허우범 인하대 홍보팀장 appolo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