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인터뷰/송영길 인천시장
   
▲ 송영길 인천시장이 30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국내 5대 대기업 투자 유치 등 인천발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박영권기자 pyk@itimes.co.kr


국회의원 송영길(49)에서 인천시장 송영길로 바뀐 1년, 지난해 7월1일 시장 취임 후 지금껏 하루하루 바람 잘 날 없다. 시정 첫 걸음으로 내디딘 남북교류 관련 시정은 거센 역풍에 휘말렸고, 무상급식 시행은 '송영길표 포퓰리즘' 논란에 몸살을 앓았다. 명품학교로 일컬어진 학력선도학교 공약은 '송영길'과 맞지 않다며 진보진영에서 거센 비판이 일었다.
없는 살림에 쪼개 쓰기도 버거운 시정, 곳곳의 암초인 도시개발 문제는 지역 최대 현안이다. 송 시장은 인천을 살릴 '구원투수'를 자임하며 민선 5기 시장에 취임했다.
"제 리더십은 콜라같은 스타일이 아닙니다. 숭늉 같은 스타일입니다. 처음보다 뒤가 낫다는 것을 보여주겠습니다."
안팎의 찬·반 여론에도 묵묵히 '우보(牛步)'하는 송 시장, 지난 1년을 '걸림돌을 디딤돌로 바꿨다'며 앞으로의 시정에 기대감을 불어 넣는다.
지난 1년 그의 시정 운영을 들어봤다.


 

   
 

▲ 정치인에서 행정인으로 바뀐 1년 … 소감은.

- 국회의원직에 있을 때는 거대 담론이나 국가정책 외교 안보, 국가정책 등을 고민했습니다. 시장이 돼 280만 인천시민의 생활 전반을 책임져야 하니 그야말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눈이 오면 제설 작업이 떠오르고, 비가 오면 침수가 걱정됩니다. 국회의원은 숫자가 많으니까 한 번 빠져도 쉬어도 표가 안 나는데 시장은 제가 정리하지 않으면 문제를 매듭질 수 없습니다. 끝까지 책임을 지고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 그런 면에서 훨씬 더 심리적 부담이 큰 것 같습니다.


송 시장은 석 달 전 시장실에 러닝 머신을 마련했다. 체력 하나는 자신한 송 시장이지만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토막 운동이라도 해야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하루에 30여 분, 시간 날 때마다 짬짬이 2~3㎞를 걷는다. 인터뷰를 하며 잠깐 포즈를 취해줬다.


▲ 송 시장이 뽑은 성과.

- 지난 1년 '인천은 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달렸습니다. 기업 유치가 안 돼 제자리 걸음인 송도경제자유구역에 삼성을 유치한 게 대표적이죠. 송도는 이에 맞춰 바이오와 의료·전시산업의 중심 도시로 만든다는 토대가 잡혔습니다. 취임 초 도시발전의 철학 부재와 불투명한 정책결정 과정 속에서 외형위주의 개발에 기인한 여러 문제가 부상했고,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침체로 구도심 개발의 추진동력이 약화 됐습니다. 세수 감소로 인천시 재정은 빨간불입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시정 성과를 거뒀습니다.
삼성바이오 제약의 송도 유치로 송도를 바이오테크놀로지 즉 BT 산업의 메카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여기에 각종 어려움에도 지난 5월24일 문학수영장을 시작으로 지난 6월28일 서구 주경기장이 착공됐습니다. 올해부터 초등학생 3~6학년을 대상으로 친환경 무상급식이 시행됐고, 전국 최초로 셋째아 출산장려금 300만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남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도 서해 5도의 평화정착화와 남북 교류협력사업 등의 추진을 위해 구체적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이밖에 구도심 개발을 통한 도시의 창의적 균형 발전을 도모했고, '소통'에 걸맞은 열린 행정을 펼치고 있습니다.


▲ 돈 없는 인천, 해결책은 있나.

- 지난해 말 7조7천697억 원에서 올해 말 9조3천655억 원으로 시와 산하 공기업 부채가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년에는 10조 원을 넘어섭니다. 하루 아침에 재정 적자를 해소할 수 없습니다. 잘 관리해 중장기적 채무 증가곡선을 꺾도록 관리하겠습니다. 당분간 부채가 불가피하게 증가하지만 어떻게든 투자 등을 통해 경제적 동력을 만들겠습니다. 중앙정부의 강력한 지원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송 시장의 투자 성과가 빛을 내고 있다. 6월30일 시는 송도와 청라경제자유구역에 국·내외 국제기업의 투자 유치를 성공 시켰다고 발표했다. 말 뿐인 양해각서(MOU) 체결을 넘어 투자가 성사될 수 있도록 원-스톱 행정도 송 시장 취임 후 이뤄졌다. 삼성 유치 양해각서 체결 후 세 달안에 본 사업이 시작된 일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 더딘 구도심 개발 해결 복안은.

- 루원시티는 이달 안에 발파 철거 작업이 시작됩니다. 도화구역은 기존 건축물과 기반시설을 재활용하는 방침 후 해결책이 조만간 발표됩니다. 동인천역은 입체복합, 순환개발 방식으로 사업 추진이 이뤄집니다. 숭의운동장은 대형마트 입점반대의 근본적인 문제를 풀기 위한 중재를 벌이는 중입니다. 민선 5기 도시개발사업은 동구 '아카사키촌' 개발로 보여주겠습니다.


송 시장은 취임 1년 기념의 첫 일정으로 동구 아카사키촌을 찾는다. 이어 동인천역 북광장 조성사업을 시찰한다. 자신의 도시재창조론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남은 임기 역점 사업.

- 경제수도 인천의 산업기반을 복위시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1천개의 '강소(强小)기업'을 키우고, 생애주기에 맞춘 복지시스템으로 육아, 교육, 일자리를 강화해 나눔과 돌봄의 사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강화 교동도에 평화산업단지를 추진 중입니다. 이 곳과 북한 해주·개성을 연결하면 홍콩과 톈진·광둥과 같은 경제 클러스터를 이룰 수 있습니다. 북한이 남한에 경제적으로 의존하게 만들고, 조금씩 시장 경제에 편입시켜야 합니다.
중국 덩샤오핑 주석이 조그만 톈진에서 개혁개방 정책을 시작해 점-선-면으로 확대한 것처럼 앞으로 인천은 제2의 뉴욕·요코하마·상하이라는 경제수도가 돼 대한민국 발전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대담=임용진 편집국장·정리=이주영기자 leejy96@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