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고속도 통행료 징수 부당성 밝혀낸 이윤성 한나라당 의원


한나라당 이윤성(인천 남동갑) 국회의원은 최근 밝혀낸 경인고속도로 '교통상 관련성'의 문제점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스스로 '경인고속도로 통행료를 더 이상 징수하면 안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고속도로 기능을 상실한 경인고속도로의 통행료를 계속 징수한 근거가 '다른 고속도로와의 관련성'이었지만 도로공사 자체적으로 실시한 이 조사에서 '관련성 없음'을 시인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전국 모든 고속도로 중 경인고속도로는 다른 고속도로와의 관련성이 가장 적을 뿐 아니라 사실상 연계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만큼 더 이상 통행료를 징수하면 안된다"고역설했다. 이 의원은 이와 함께 이미 고속도로 기능을 상실한 경인고속도로의 개선안 마련과 함께 장수-서창 구간과 남동IC 영업소 신설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4선의 이윤성 국회의원이 지난 2일 본사 접견실을 찾아 이미 고속도로 기능을 상실한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박영권기자 pyk@itimes.co.kr


▲ 일반 시민들에게 조금은 생소한 용어인 '교통상 관련성'에 대해 설명해 달라.

- 고속도로 교통상 관련성이라는 말은 한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가 다른 고속도로를 함께 이용하는 정도를 말한다. 즉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도중 수도권외곽순환도로나 경부고속도로로 옮겨 가는 경우가 그 예다.

▲ 조사결과가 숫자로 표시된다는데.

- 예를 들어 경인고속도로에 올라선 차량이 다른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빠져나가면 1로 나타난다. 이 중 50%가 서울 외곽순환도로로 옮겨가면 1.5가 되고, 100% 모두가 옮겨 타면 2.0이 된다. 차량이 경인고속도로와 외곽순환도로를 거쳐 서해안 고속도로로 가게 되면 3.0으로 표시되는 것이다. 결국 최저 숫자가 1이고 1 이하는 나올 수가 없다.

▲ 경인고속도로는 어떤 결과가 나왔나.

- 1.27이 나왔다. 이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 거의 대부분이 다른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인 것이다. 인근 제2경인고속도로가 2.98이고 88올림픽고속도로는 4.27이 나왔다. 이를 비교해도 경인고속도로가 다른 도로와의 관련성이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데.

- 2.0 이하가 나온 고속도로는 경인고속도로 이외에 1.92를 기록한 남해 제2고속도로지선이 유일하다. 경인고속도로가 전국 24개 고속도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 또 다른 지표는 무엇이 있는가.

- 한국교통연구원이 교통상 관련성 연구를 위해 관련성 1.0 이하는 관련성 없음, 1.5 이하는 관련성 '약', 1.5~2.0은 '중', 2.0 초과는 '강'으로 정의해 조사한 결과에서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약' 판정을 받았다. 당연한 결과지만 스스로 개발한 또 다른 지표를 통해서도 경인고속도로 관련성 부족을 입증한 셈이다.

▲ 한국도로공사는 통행료 징수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1.0 이하는 나올 수가 없다. 그런데도 도로공사는 '1.0을 넘겼으니 관련성이 있다'는 답변을 늘어놓으면서 통행료를 계속 징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과학적 데이터가 분명히 나와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전국의 고속도로는 모두 한 개의 노선으로 봐야 한다'는 얼토당토한 주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 시민단체의 소송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는가.

- 유료도로법 제18조 통합채산제 규정에는 '유료도로가 교통상 관련을 가지고 있을 때만 당해 유료도로를 하나의 도로로 보고 통행료를 받을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이번 조사를 통해 경인고속도로는 관련성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온 만큼 이번에는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그동안 통행료 폐지를 위한 입법 활동을 꾸준히 펼쳐 온 것으로 알고 있다.

- 지난 2008년 7월에 노선지정 30년이 경과하고 통행료 수납 액이 건설유지비 총액의 두 배가 넘어선 고속국도 중 지방자치단체장의 요청이 있는 고속도로의 경우, 고속국도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의 '고속국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또한 인천지역 몇몇 국회의원들도 이 법안과 유사한 내용의 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는 자신들의 지역 고속도로 건설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유로 법안 통과에 부정적인 상황이다.

▲ 도로공사는 경인고속도로 대책은 외면한 채 수익을 올리는데만 급급하다고 주장했는데.

- 경인고속도로는 오래전부터 출퇴근 시간에는 주차장으로 변해버린다. 하지만 연간 368억원의 통행료를 챙기는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2020년까지 아무런 개선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특히 장수-서창간 3천500m 도로와 남동공단 근로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남동IC에도 요금소를 새로 설치해 통행료를 부과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이 계획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도로공사는 인천시민들을 돈벌이 대상으로만 보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와 관련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 우선 6월 임시국회에서 관련법이 처리될 수 있도록 국토해양위원들을 설득할 계획이다. 일부에서는 통행료 완전 폐지보다는 반값 할인 등을 주장하는 경우도 있고 주말에만 무료 이용, 평일은 50% 할인 등 다양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런 여러 의견들을 수렴해, 보다 좋은 해결책을 찾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민단체가 제기한 소송을 진행하면서 순차적으로 징수를 폐지하거나 할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대담=정찬흥 정치2부장·정리=조현미기자 report61@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