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의 미추홀
명가수 나훈아가 왕년에 부른 유행가에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란 게 있다. '사랑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눈물의 씨앗'이라고 말하겠다는 내용이다. 흘러간 대중가요의 한 대목이지만 무시 못할 생활의 예지를 읽게 된다.

만일 그를 패러디해 '행복이 무어냐'고 묻는 내용의 대중가요가 나온다면 그 대답은 어떨까? 독일의 시인 칼 붓세가 쓴 시 '행복'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무지개를 ?는다면 필경 '행복도 눈물의 씨앗'이 되고 말리라 싶다.

'가난한 날의 행복'에서 수필가 김소운 선생은 행복이 결코 먼 데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왕후의 밥, 걸인의 찬'을 마련할 수 있는 마음이라면 그 자체가 '행복'이라고 했는데 사람들은 곧이듣지 않는 것 같다.

얼마 전부터 '행복도시'라는 걸 만드느냐, 마느냐며 온 나라가 사분오열 찢어진 북새통이다. 처음에는 무슨 팔자에도 없는 '행복타령'인가 싶었는데 그게 '행복'과는 무관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약칭이라고 해 실소했다.

그렇지만 많은 이들이 정색을 하면서 '행정중심복합도시'를 만들어야만 '행복이 가득 찬 도시'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듯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거기에 원죄가 있는 자들까지 난리를 치니 목불인견이다.

내가 피땀을 흘려 얻지 않은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또 다른 바람에 의해 언제든 날아갈 공산이 큰 게 세상의 이치다. 가령 '통일' 뒤를 생각해 보자. 얘기가 뻔하다. 그때 북한지역을 관할할 수도를 두자면 '평양'을 제외할 수 없으니, 결국 수도가 3군데나 될 판이다. 그건 정상이 아니다. 부디 대계를 생각할 일이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