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의 미추홀
지난 주, 석남 선생 추모식 때의 일이다. 부음 소식을 접한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은 지역 원로들과 협의, 추모의 예를 서울 쪽에서 추진하는 대로 따르되 시립박물관에 분향소를 차리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생전에 친분을 나눴던 인사들이 쉬 모일 수 있고, 선생이 두 차례나 관장을 지냈던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추모식을 갖자는 서울 쪽 제안이 의의가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웬일인지 서울 쪽은 우왕좌왕했다.
이에 유족 측은 선생이 초대 관장과 말년에 명예관장을 지낸 시립박물관에서 추모식을 갖는 것이 부친의 유지에도 맞는다고 해 서둘러 각계의 의견과 도움을 받아 추모위를 구성하고 조촐하게나마 문상을 준비했다.
분향소에는 안상수 시장, 고진섭 의회 의장, 김광식 상의회장, 이귀례 한국차문화협회 이사장, 최광식 국립박물관장, 심갑섭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평론가 김양수, 김인환, 화가 이철명 선생 등 많은 분들이 찾았다.
7일 오전 7시의 추모식. 지용택 위원장과 홍종일 부시장의 추모사에 이어 안길원 무영건축 회장이 마련한 추모 관련 신문 동판과 각계의 부조금을 전달한 뒤 미대 교수들이 도열해 조의를 표한 홍익대학을 방문했다.
이어 묘소인 모란공원. 추모 미사에는 이연수 모란미술관 관장를 비롯해 신상호, 오광수, 이구열, 박석원, 허동화, 김종규, 이종선, 최은주, 서성록, 고정수 등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이들이 참례했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부끄럽다며 인천추모위에 사의를 표했다. 구이경지(久而敬之)의 마음들이었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