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산업단지 입주업체들의 가동률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 남동과 부평, 주안공단 9월중 가동률이 75.2%, 78.7%로 나타났으며 수출도 호조를 지속하고 있다니 모처럼 듣는 희소식이다. 지난 연초까지만 해도 문을 닫는 공장이 속출하면서 급매물(急賣物)이 쏟아져 나왔고 이러다가는 공단자체가 해체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 또한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불과 몇달 사이에 사정이 판이하게 달라졌다. 남동공단의 경우 9월중 생산이 자동차 전기전자의 호황으로 전월보다 1.03% 증가한 4천9백73억원, 수출도 1.02% 증가한 8천9백만달러로 집계됐다. 고용도 마찬가지로 입주업체의 가동률 신장에 힘입어 전월보다 0.9% 늘어난 5만1천4백75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또한 부평과 주안공단의 고용은 이보다 훨씬 앞질러 전월보다 1.5% 늘어난 1만8천8백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처럼 희망적인 지표 동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것이 과연 개벌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화된 결과냐고 묻는다면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곤란하다고 본다. 자세히 살펴보면 금리하락 환율안정 증시활황 그리고 정부의 중기기업육성책 등과 같은 영업외적인 요인의 영향력이 상당히 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동안의 생산활동을 통한 성과를 과소평가 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밖으로 세계경제질서가 재편되고 안으로 산업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21세기의 대응은 고비용-저효율적 경제체질 개선을 통한 선진사회로의 진입을 지향하는 것이다. 바로 이점에서 창의력과 기술력을 드높여야 하고 솔선해서 실천해 나가는 자세를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우리나라 주요산업 경쟁력 약화실태에서 보듯이 선진국 문턱을 넘는 힘은 기술력일 수밖에 없다. 경제가 조금 나아졌다고 마음을 놓아서는 곤란하다. 우리경제가 성장을 계속해 나갈 것이며 물가도 안정되고 수출도 잘 될 것이라고 낙관하는 자세는 자칫 경제 전반을 흐트릴 수도 있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고 이례적인 상황일 수도 있는데 여기에 지나치게 안주하는 것은 문제다. 더구나 내년에는 총선(總選)이 있다. 지난날의 시행착오를 되풀이 하지 않을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