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특화사업 '다시마'
인천시 옹진군 대청면 소청리에서 다시마 양식을 하고 있는 이성만(44) 씨의 하루 일과는 오전 5시부터 시작된다.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해결한 이 씨는 동료 4명과 함께 3톤짜리 어선에 몸을 싣는다.

소청도 동쪽 1km 해상에 위치한 다시마 양식장에 도착하면 이 씨와 동료들은 다시마 솎아내기를 시작한다. 품질 좋은 다시마는 숨을 잘 쉬어야 한다.

연승줄 위로 오밀조밀 모여있는 다시마를 이씨와 동료들은 우는 아이 달래듯 조심스럽게 달래준다.

점심 식사도 배에서 간단히 도시락으로 해결한 채, 해가 떨어질 때까지 이들은 다시마와 함께 한다.

힘든 하루 일과지만 이 씨의 얼굴은 웃음을 머금고 있다.

1년 내내 저수온(10~17도)을 유지하는 소청도 앞바다는 천혜의 다시마 양식장이다. 이 곳에서 자라난 다시마는 1kg당 약 2만원에 거래된다. 라이벌 지역인 남해의 두 배 가격이다. 하지만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하기에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이 씨를 비롯한 소청도 주민들은 지난 해 25톤의 건 다시마를 생산했다. 다시마 양식을 시작한지 8년 만에 최대 수확이었다. 이 뿐만 아니라 옹진군 다시마가 명품이라고 소문이 나면서 일본과 미국에 수출도 시작했다. 소청도 주민들은 올해 최소 60톤 이상의 건 다시마를 수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해 벌어 들인 수익 대부분을 생산 설비 확장에 사용했다.

소청도 주민들은 내년 500톤 수확을 목표로 삼았다.

이 씨는 "소청도 다시마는 우수한 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명품이라는 이미지가 점점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 어민 경제 활성화
어획량 감소로 생활고를 겪고있던 옹진군 어민들에게 다시마 양식은 하나의 개척로로 다가왔다.
옹진군도 이를 파악 지난 해부터 옹진군 내 어민들에게 다시마 양식 지원을 하고 있다. 옹진군은 내년까지 모두 17억 8천만 원을 들여 6개 면에 125ha의 양식장과 함께 다시마 간이 건조장 4동, 다시마 채취 건조선 4척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 주민들은 다시마 특화사업이 어민들 생활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씨는 "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소청도 주민들도 다시마 사업으로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며 "어느 정도의 수익성만 보장되면 섬을 떠난 젊은이들도 고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뿐만 아니라 포자를 띄우거나 다시마를 건조하는 등 소일거리는 지역 노인들의 새로운 수입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 보다 적극적인 지원 필요
명품 다시마로 각광 받고 있는 소청도지만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부분도 산적해 있다.
우선 사업비 확충이 시급하다. 지역 주민들은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보다 넓은 다시마 양식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군에서 지원하는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특히 북과 맞닿은 군사지역이라 양식장 허가를 받기도 쉽지 않다.
건조할 수 있는 시설도 아직 미비해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옹진군에서 건조기를 제작 중이지만 수확량을 뒷받침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소청도 주민 이성춘(43)씨는 "채산성을 끌어 올리는 것이 우선 가장 중요하다"며 "여러 제약이 많아 어려움을 겪고있다. 보다 적극적인 군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재필기자 blog.itimes.co.kr/hwonane


"영양소 듬뿍 세계 최고급 수준" - 오중협 인하대 의과대 학장

"옹진군 다시마는 국내 최고입니다. 이제 세계와 비교해야죠." 오중협(62) 인하대 의과대 학장이 내린 옹진군 다시마의 평가다.

지난 3월부터 옹진군과 함께 다시마의 의약적 성능을 연구해 온 오 학장은 지난 달 24일 백령도 면사무소에서 지역 어민들을 상대로 옹진군 다시마와 국내 타 지역 다시마의 성분을 비교한 연구 발표회를 가졌다.
결과는 옹진군의 완승. 다시마의 두께는 물론 항암물질인 푸코이단, 아미노산 등이 남해 등 타 다시마 생산 지역 보다 1~3% 가량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오 학장은 연구원들과 지난 1년 간 소청도, 백령도 등 옹진군 내 다시마 양식장을 두루 돌아다니며 옹진군 다시마의 차별성을 연구했다.

그리고 이날 오 학장과 어민들이 얻어낸 결론은 '옹진 다시마는 국내 최고 다시마'였다.

오 학장은 옹진 다시마의 우수성을 세계적 상품과 비교하기 위해 6월 일본 홋카이도로 향한다. 세계 최고급으로 꼽히는 홋카이도 산 다시마와 옹진군 다시마를 비교하기 위해서다.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오 학장은 옹진군의 다시마가 홋카이도 산에 밀리지 않을 것을 자신한다.

오 학장은 "옹진군 다시마는 이제 세계와 비교해야 된다"라며 "어민들이 노력하는 만큼 우리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필기자 (블로그)hwonane


"신약개발 필수원료 함유 기대" - 이태영 태준 제약 회장

다시마를 이용해 신약 개발 중인 태준 제약 이태영(64) 회장은 옹진군 다시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달 23~24일 소청도와 백령도를 방문해 옹진군 다시마를 직접 만져 본 이 회장은 '굉장하다'고 생각했다.

남해의 다시마보다 2배가량 두꺼웠으며 윤기있는 표면은 흡사 고무처럼 탄력이 넘쳤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신약 개발에 필요한 글루타티온(노화 방지 물질)을 고농축 함유하고 있을게 분명했다.

이 회장은 현재 일본에서 신약 개발 원료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수입 규모는 약 20톤. 그러나 옹진군 다시마를 접한 이 회장은 시선을 국내로 돌리고 싶다.

이 회장은 "외관상 옹진군의 다시마는 일본의 그것과 차이가 없다"며 "물론 성분 조사를 거쳐야 겠지만, 충분한 글루타티온을 함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약 옹진군 다시마가 충분한 영양소를 품고 있다면 이 회장은 연구에 필요한 다시마를 옹진군에서 공급받을 계획이다.

이렇게 된다면 신약 개발에 들어가는 태준제약의 사업비는 줄어들 것이고, 옹진군 내 어민들의 수입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장은 "다시마를 통해 신약 개발은 물론 기존 약품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며 "태준 제약과 옹진군이 서로 도와 사회에 이바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필기자 (블로그)hwona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