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어느 곳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매일 할아버지는 산으로 나무하러 할머니는 냇가로 빨래하러 갔습니다. 어느날 할머니가 깨끗한 냇가에서 빨래를 하고 있자니 위에서 커다란 복숭아가 하나 두둥실 떠내려 왔습니다. 그 복숭아는 할머니 앞으로 다가와 멎었습니다. 할머니는 기쁜 듯 주워들고 “집에 가져가 할아범과 함께 먹어야지” 하면서 대야에 담아 집으로 갔습니다’
 이것도 일제때의 잔재랄까.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의 60대후반 노인들은 어려서 초등학교 1학년때 배운 일본 전래 동화 ‘모모다로’의 줄거리를 기억한다. 이야기의 주인공 모모다로는 이를테면 우리말로 ‘복숭아 둥이’이다. 모모는 복숭아요 다로는 흔히 첫째 아들의 이름으로 쓰이며 남자 아이들의 애칭이기도 하니 ‘둥이’라 할 수 있겠다.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복숭아를 집에 가져온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칼로 쪼개 먹으려는데 속에서 토실토실한 사내 아기가 튀어나왔다. 자식이 없는 두 노인은 이름을 ‘모모다로’라 하고 키웠다. 모모다로는 무럭무럭 자라서 도깨비섬을 정벌하러 떠나는데 할머니는 수수경단을 만들어 주고 모모다로는 도중에 개와 원숭이 꿩을 만나 마침내 도깨비들을 정복한다.
 일본의 중앙부 세도나이해변에 위치한 오카야마(岡山)시는 해마다 모모다로 축제를 개최한다. 그곳은 복숭아의 산지요 일본 민담의 대표라 할만한 모모다로의 거리가 있으니 복사골이라 할 수 있다. 오카야마현의 현청 소재지이기도 한 오카야마는 예전에는 쌀과 과일이 나는 농촌지역이었으나 지금은 해면을 매립 공단을 유치한 공업도시면서 관광도시이다.
 같은 복사골인 우리나라 부천시와는 자매관계이다. 두도시가 복숭아로 인연을 맺어 교류를 시작한 것은 지난 92년부터이다. 양시의 친선방문단이 교환방문하고 복숭아나무를 기증하는가 하면 신문에 사연이 보도되기도 했다.
 본보의 김병화 기자가 모모다로 축제를 취재하기 위해 부천시민방문단의 일원으로 도일했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문화교류는 의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