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이면서 거품소비징후가 나타나는등 사회분위기가 이완현상을 보이는 것은 우려할 일이다. 특히 세계 3대신용평가기관이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잇달아 투자적격으로 상향조정한 이후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동안 잠잠했던 해외여행과 사치성소비재 수입이 급증, 망국적인 과소비행태가 고개를 드는게 아닐까 염려된다.

 지금 김포국제공항은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또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북적대고 있다. 지난 설 연휴기간 태국ㆍ홍콩등 동남아지역이나 남태평양등 유명 해외관광지로 출국한 사람이 5만4천7백명에 달했다. 지난 1월 한달동안에도 8만6천여명이 관광목적으로 출국, 작년 같은기간 2만1천여명에 비해 무려 4배나 증가했다. 특히 홍콩의 원정쇼핑 현상이 재현돼 사치성소비재수입이 급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사치성소비재 수입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무역수지 흑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달에도 골프용품ㆍ보석ㆍ귀금속ㆍ향수등의 사치성소비재 수입이 크게 늘어 외환위기를 불러온 망국적인 과소비가 되살아나지 않나하는 불길한 생각을 하게된다.

 이처럼 최근 사회전반에 걸쳐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일부 계층의 분별없는 과소비행태가 자칫 국민들의 경제회복노력에 찬물을 끼얹는게 아닐까 우려된다. 우리경제가 회생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와 더불어 소비심리도 되살아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아직도 얼어붙어있는 상태다. 민간경제연구소들도 지금의 경기회복세는 수요회복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재고조정결과라며 거품경기를 경계해야한다고 말한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경제회복에 대한 낙관론을 펴기엔 아직 이르다. 대기업 빅딜을 둘러싼 불안한 노사관계나 아직도 마무리되지않은 각 부문의 구조조정등 불안요소가 너무 많다. 2백만명에 이르는 실업자들이 일자리를 구하지못해 거리를 헤매고 있다. 특히 실물경기가 살아나지 않았고 서민들의 실생활도 나아진 것이 없다. 외환보유고가 다소 늘었다해서 해외에 나가 달러를 마구 쓸 형편이 못된다. IMF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