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섭 경기본사 사회2부 부장
▲ 김은섭 경기본사 사회2부 부장

직장인 A(55) 씨는 얼마 전 파주 교하 향교 앞을 지나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을 당했다. 다시는 상기시키고 싶지 않은 사건의 주범은 바로 벚꽃이었다.

요즘 산과 들과 길가에 운전자들과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매력 포인트가 있다. 온갖 꽃들이 기지개를 켜면서 사람들이 시선을 사로잡고 또 주머니에 있는 휴대폰을 꺼내 연신 사진을 찍어대고 있다.

문제는 행락객들이 꽃에 취한 나머지 주변의 교통상황을 무시하면서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A씨의 경우는 달리는 커브 길에 행락객이 차를 주차하고 도로까지 나와 사진을 찍는 바람에 하마터면 인명사고까지 날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A씨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다행히 사고는 면했지만 이 도로를 비롯해 요즘 차량통행이 잦은 도로변을 보면 무단주차를 한 뒤 만개한 벚꽃을 만끽하기 위해 위험한 장면을 연출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꽃은 아름답지만 사람의 목숨까지 내걸면서 사진을 찍어야 한다면 이는 또 다른 비극이 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더욱이 일부 운전자들은 가족을 태우고 꽃향기에 취해 차선을 오가며 흔들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치 음주운전에 취한 차량을 보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해마다 시에서는 시민들을 위해 벚꽃 명소를 소개해가며 시민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그 명소 어디에도 안전을 위한 대비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행정기관은 명소를 알리기 전에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책이 먼저 세워야 한다. 안전대책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시민들에게 위험천만한 장소를 알려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안전은 입이 아프도록 강조에 강조를 더해도 과하지 않다.

유명 가수인 안치환 씨가 부른 노래 중에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란 노래가 있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을 꽃 때문에 잃을 순 없지 않은가.

/김은섭 경기본사 사회2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