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제빵 기술 배워
2021년 인천시청 인근에 가게 열어
“빵 드신 분들 든든한 한끼 됐으면”

“든든한 한 끼, 새참 하세요.”

인천 섬 지역 농산물과 토종 우리 밀로 만든 빵을 판매하는 황혜영(36·사진)씨. 그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1년, 인천시청 인근에 빵집 '새참'을 열었다.

황씨는 “코로나19 당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 그때 건강한 빵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가게를 열게 됐다”라며 “모험심에 시작한 가게가 벌써 3년 차에 접어들었는데, 힘들 때도 있었지만 손님들 덕분에 지금까지 운영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황씨는 빵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았다.

은행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그는 우연한 기회로 빵 만드는 기술을 배웠고, 우리 밀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우리 밀 재배지를 방문한 그는 씨앗을 가져와 북도면의 한 농가에 심어 키웠다. 싹이 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밀에 대한 애정도 함께 커졌다. 황씨의 꿈은 우리 밀을 보급하는 것이다.

그는 “우리 밀의 자급률은 10%밖에 안 된다. 즉 제과업계에선 주로 수입 밀을 쓰는 것”이라며 “우리 밀 보급이 어려운 이유는 제분소가 부족해서라고 한다. 대형 제분소는 저렴한 수입 밀을 제분하다 보니 우리 밀은 잘 취급하진 않는다. 지금은 우리 밀을 사와 빵을 만들지만, 최종 목표는 직접 우리 밀을 제분해 빵을 만드는 자급자족을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옹진군의 농산물을 활용하는 이유는 황씨와 그의 친척들이 섬 출신이기 때문이다. 아직 그의 가족들은 북도와 대부도 일대에 터전을 꾸리고 있다. 가게 이름이 '새참'인 것도 섬 지역 농가에서 자란 그의 독특한 이력 덕분이다.

황씨는 “원래 처음엔 섬에서 빵집을 열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이렇게 도심으로 나왔다”라며 “그래도 섬에 대한 그런 애정을 버릴 순 없어서 제철 식재료를 조달해 빵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 저희 집은 포도농사를 지었는데 그때 새참을 많이 먹었다”라며 “얼마나 든든하고, 꿀맛이었는지 너무 좋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저희 빵을 드신 분들이 그러길 바라는 마음에서 새참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시골 느낌이어서 누군가는 투박하다고 할 수는 있지만, 정겨움을 느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