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실버인지놀이지도사회]

지난해 4월 결성 자원봉사자 모임
아파트 경로당 돌며 프로그램 진행
“치매 예방·외로움 해소 등 효과적”
“학교 세워 다양한 수업 진행하고파”
▲ (앞줄 왼쪽부터) 박경미·염경림·김인숙·윤소영·김애순·김명화·배수정·박혜주씨. (뒤줄 왼쪽부터) 김두석·유소영씨. /사진제공=과천실버인지놀이지도사회

“우리는 노인의 치매 예방뿐만 아니라 그들의 건강을 지킨다는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윤소영 과천실버인지놀이지도사회 회장은 “실버인지놀이는 단순히 몸을 움직이고 기억을 환기하는 것이 아니라 노인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경증 치매나 노인성 질환이 있는 고령자를 돌봐주는 민간 시설(노치원·노인들이 다니는 유치원)이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우리가 가장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은 노인을 아이처럼 대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했다.

과천실버인지놀이지도사회는 지난해 4월 과천시일자리센터에서 중장년을 위한 자격증 취득과정으로 개설된 실버인지놀이지도자 1기 수강생 10명으로 꾸려진 자원봉사자들의 모임이다.

실버인지놀이는 보드게임, 미술, 학습, 음악, 걷기 등 5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의 추억을 되새기게 하고 근육을 활성화해 뇌를 깨우도록 돕는 활동이다.

과천실버인지놀이지도사회는 일주일에 3차례 모여 스터디하고 교구, 파워포인트(PPT) 등을 준비한 뒤 50여분 정도 강의를 하는 방식으로 수업한다.

윤 회장은 지난해 8월부터 과천 아파트7·1·5단지 경로당 순으로 20여 차례에 걸쳐 모두 200여명을 대상으로 인지 놀이 수업을 했다고 귀띔했다.

“과천지역 노인은 전체 인구의 14%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노인복지는 먹고, 운동하는 부문에 대한 지원은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뇌를 운동시키는 시스템은 없어요. 복지 쏠림현상이 심한 거죠.”

윤 회장은 실버인지놀이는 '두뇌 비타민 프로젝트'라고 했다.

“인지놀이를 통해 치매 진단을 받은 경우에도 경도 인지장애 수준으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또 두뇌를 활성화해 인지능력을 유지해 활기찬 노후 생활을 영위하도록 합니다. 노인의 사회적 연결을 촉진해 외로움과 고립감을 줄여 주고 행복감을 증진할 수 있어요.”

김애순 총무는 처음엔 수업에 참여하지 않다 나중에 적극적으로 임한 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첫 반응은 '뭐 팔러 왔느냐', '안 산다', 잡상인처럼 취급하더라고요. 부부 중 남자분은 한동안 '이런 거 쓸데없다'고 외면하기를 거듭했어요. 그런데 조금씩 수업을 참여하다 나중에는 제일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셨어요. 노인들이 인지 놀이 프로그램이 건강 증진에 보탬이 된다며 지속해서 운영해 줬으며 좋겠다고 했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윤 회장은 회원들이 내는 회비로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운영비는 회원들로부터 갹출한 것으로 충당합니다. 이처럼 재능기부 방식으로 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주민참여예산 신청을 통해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수원시처럼 실버 바우처를 도입하면 더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윤소영 회장은 실버인지놀이학교를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인지놀이학교를 설립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요. 노인들을 대상으로 봉사 활동을 지속해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머리를 짜내고 있습니다. 연령별 인지 정도에 따른 놀이 프로그램도 하고 싶어요. 대한노인협회 과천지부와 협의해 파견교육도 할 생각입니다.”

/과천=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