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등 5곳 장기근속 연수 시행
관광지 방문 등 외유성 일정 위주
예산 낭비·선심성 사업 비판

외유성이 짙은 장기근속 공무원의 해외연수가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음에도 인천지역 일부 지자체들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해외연수를 추진해 도마 위에 올랐다.

1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인천 10개 군·구 가운데 옹진군과 중구, 동구, 서구, 계양구 등 5곳이 '2024년 장기근속 공무원 해외연수' 사업을 시행한다.

예산 규모로 보면 동구가 장기근속 공무원 30명의 해외연수 비용으로 1억5000만원(1인당 500만원)을 편성해 가장 컸고, 각각 20명에 1억원(1인당 500만원)을 책정한 옹진군과 서구가 그 뒤를 이었다.

계양구는 15명에 6750만원을, 중구는 8명에 3600만원을 편성했다. 1인당 해외연수 비용을 450만원씩 지원하는 것이다.

연수구는 근속 연수 5년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해외연수 비용 5400만원(20명분)을 수립했으며, 25년 이상 장기근속 공무원에게는 대상자 선정 평가에서 가점을 주기로 했다.

재정난으로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미추홀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들은 장기근속 공무원들에게 국내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남동구와 부평구가 각각 20명에 4000만원(1인당 200만원)을 책정했고, 강화군은 15명에 2250만원(1인당 150만원)을 편성했다.

장기근속 공무원 해외연수는 통상 25년 이상 재직한 공무원에게 10일 안팎의 해외연수를 보내주는 사업이다.

그러나 사실상 장기근속에 대한 포상 개념으로 관광지 방문 등 외유성 일정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돼 예산 낭비와 선심성 사업이라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2015년과 2021년 두 차례 전국 지자체에 장기근속을 이유로 공무원에게 국내외 연수와 고가 기념금품을 제공하는 내용의 조례를 삭제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외유성 해외연수 방지를 위해 성과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고 시민들이 살펴볼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장기근속 공무원의 해외연수가 외부 관점에서 외유성 관광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에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공무원 사기 진작과 견문을 넓히기 위한 목적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변성원 기자 bsw90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