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안양서 화실 차리고 작품 활동
작품성 인정 지난해 영국서 초대전
“미술 심연에 다다를 때까지 배울 것”

“끊임없이 변화하는 패션의 유행 속에 숨어있는 여성의 은밀한 심리와 욕망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패션과 여성을 주제로 당당하게 자신만의 화풍을 이어가고 있는 전현경(사진) 화가.

그가 화폭에 담은 패션은 때로는 화려하고 우아하며, 때로는 본능적이고 원초적이며 전투적이기까지 하다.

그림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당당한 시선으로 도발적인 자태를 드러낸다.

고향 안양에서 화실을 차리고 작품 활동을 하는 전 작가는 다소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전 작가는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한 뒤 패션 회사 아트 디렉터로 근무했지만 그림에 대한 욕망으로 그만두고 서울에서 개인 화실을 열었다.

단지 그림만 그리는 것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 적지 않은 나이 43살에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광저우대학교 미술디자인대학에서 유화 석사 과정을 마쳤다.

9년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온 전 작가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화가가 되겠다는 큰 꿈을 꾸며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세속적 명품은 그저 여성들의 원색적 욕망을 받쳐주는 소모품에 불과합니다.”

그의 작품에서 기하학적 형태나 문양이 현대적인 감각으로 도드라지게 표현되는 것은 인간의 다변적 욕망을 의미하기도 한다.

전 작가의 섬세하면서 때로는 거침없는 붓 터치로 재탄생한 모델은 금세라도 캔버스를 찢고 걸어 나올 것 같은 생동감을 준다.

그는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은 눈에 띄는 아름다움이 아닌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 작가는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강아지나 고양이가 멋진 의상을 입고 핸드백을 들고 있는 그림을 보면 그가 얼마나 동물을 사랑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작품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10월 영국 사치갤러리에서 단독부스 초대전을 열었다.

또 서울 청담동 갤러리 차만 전속 작가전, 아시아 미술 거장전 등 많은 전시회와 서울 아트페어 등에 참여했다.

현재는 한국 현대 인물화가회 사무국장과 안양미술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현경 작가는 “패션회사에서 배운 디자인과 디스플레이를 화폭이 담은 것은 패션 자체가 주인공이 돼 여성이 아름다워지기를 소망했기 때문”이라며 “본질에 충실하면서 미술의 심연에 다다를 때까지 항상 배우고 익히겠다”며 밝게 웃었다.

/안양=이복한기자 khan493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