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실익 적다 판단 '난색'
도 타당성 재조사 결과 B/C 0.70
7047억 추정 비용 마련 방안 無
자재값 변동 땐 1조 육박할 수도
수천억원 예산이 투입되는 용인시 철도사업이 인접한 수원시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추진되면서 '졸속 행정'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사업을 대외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상은 추진 자체를 장담할 수 없어 시민들의 허탈감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이상일 시장의 철도 공약도 이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12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용인시는 경전철 종착역인 기흥역에서 수원 광교신도시까지 총 6.8㎞ 길이로 연장하는 '용인선 광교연장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해당 사업은 시의 요구로 2019년 5월 경기도 단위 철도개발 종합계획인 '제1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2016~2025)'에 반영됐다. 민선 8기 들어서도 주요 시책으로 다뤄졌다.
시는 도가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적용되는 제2차 계획안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도 재반영 의사를 전달했다. 도는 이를 받아들여 2차 계획안에도 사업을 포함했다.
시는 올해 1월 이상일 시장의 직접 브리핑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통해 이런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흥덕지구 등 철도 연관 지역에선 큰 호재로 반겨졌다. 사업은 이 시장의 공약이다.
그러나 사업 선제조건인 재원조달에 대한 전략은 여태껏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알맹이가 빠진 셈이다. 도에서 연구용역으로 파악한 사업 총비용은 약 7047억원이다.
향후 건설자재 가격 급등이나 노선 확대 등 변수가 나올 시 사업비는 1조원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다.
용인시는 경전철이 연결되는 수원시와 예산분담 방안을 합의하거나 직접 해결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사업 구간은 용인 4.64㎞, 수원 2.16㎞로 각각 걸쳐있다.
수원시는 기존 노선계획이 예산투입 대비 실익이 적다고 판단, 2022년부터 난색을 표출한 바 있다.
실제 수원지역 일부 주민들로부터 이용 수요가 많지 않은 데다 '적자 전철'로 유명한 용인 경전철을 광교로 연장하는 건 불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돼왔다.
올해 경기도 타당성 재검토로 확인된 사업의 경제성(B/C·비용대비편익) 역시 B/C 0.70으로, 2020년 용인시 자체 조사에서 나왔던 0.85보다 다소 떨어졌다.
수원시 관계자는 “사업 자체에 대해서는 용인시 것이기에 우리 시가 반대하지 않는다는 정도로 의견을 냈지만 사업비 관련한 협의한 사항은 없다”며 “재정 여건도 좋지 않고, 큰 돈 들여서 사업을 할 우선순위가 높지 않다. 용인 경전철을 타고 굳이 넘어갈 필요가 있을지는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좀 있으면 동탄인덕원선(건설 중)이 있고, 신분당선·수인분당선도 있고, 용인으로 넘어갈 수 있는 철도가 많다”며 “용인시가 주관하는 사업이니까 우리한테 적극적으로 좋은 점들을 놓고 협의해야 검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인시 홈페이지에 공개된 이 시장 공약사업 실천계획서에는 ‘수원시와 합의 불가로 추진 불가 시 대안 추진’을 비롯해 대안 모색 검토용역을 2023년 3분기부터 시행한 뒤 2024년 완료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현실은 합의 테이블이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대안을 찾는 용역도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아직 사업은 국토교통부의 최종 검증 절차가 남아 갈등을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수원시와 협의해야 하는 건 맞는 말이다. 그런데 용인시 전체 부담은 어렵다”며 “공식적인 협의 신청이 없었다는 말은 계속 수원시와 다른 일 때문에도 만나면서 얘기를 주기적으로 했다. 공식 문서화 해 타진하긴 서로 부담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가 갖고 있는 최종 공약집에는 (대안 모색 용역을 분리해 명시한 것이) 없다. 여러 가지 얘기를 들어봤을 때 B/C가 나오지 않아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우리가 짜서 발주하는 건 예산 낭비가 될 것 같아 수원시랑 협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보인다.
기흥구 주민 A씨는 “도시철도망에 반영됐다는 소식을 접했으나, 시는 이렇다 할 전략도 없고 시간만 끄는 거 같다. 시장 공약은 홈페이지만 가면 버젓이 볼 수 있다”며 “10여년 지연된 데 이어 실망의 반복”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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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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