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감성, 원도심과 찰떡 궁합
SNS타고 가족단위까지 몰려
짧게 다녀올 여행지로 주목
신포동 상가공실률 22.8% 기록
#아이들의 대통령 '뽀로로'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가 인천 중구 월미도선착장 근처 부지에서 한창 공사 중이다. 뽀로로 테마파크는 전국에 14곳. 이들 모두 30~40대 젊은 부부들이 많은 신도시나 유명 관광지, 리조트에 자리하고 있다.
월미도 횟집에서 일하는 김진주씨는 “월미도는 신축 아파트는커녕 유치원, 초등학교도 별로 없는 섬이다. 아이들도 몇 안 되는 월미도에 뽀로로가 오는 건 월미테마파크를 중심으로 유입되는 관광객 때문”이라고 전했다. 인천 중구 원도심이 저출산에 시달려도 한낮의 월미도엔 어린 친구들이 몰려들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올 2분기 신포동 상가 공실률은 최근 2년 새 가장 낮은 22.8%를 기록 중이다. 코로나19로 생존 자체가 의심되던 상권은 엔데믹과 레트로 바람을 타고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인천 방문객 수 증가율 압도적 1위. 엔데믹, 레트로 등 분위기가 좋다.
너무 힙해서 '힙지로'로 불리는 을지로, 공장단지에서 MZ 성지로 탈바꿈한 문래동, 대세 성수동까지 서울 원도심 흥행에 이어 찾아온 레트로 인기는 인천 중구 신포동과 차이나타운, 미추홀구, 동구 등까지 2030세대 유입을 주도하고 있다. 더 낡고, 더 'B급' 감성이면 높은 점수를 주는 레트로 문화는 인천 원도심 특성과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3년 만에 본격화된 해외여행 재개로 수도권 시민들이 주말 동안 짧게 다녀올 여행에선 인천 관광자원을 다시 주목하면서 지역 방문객 수 확장세는 전국에서도 압도적인 상황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이동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집계하는 지역별 방문자 수 빅데이터를 따져봤더니 엔데믹 이후 17개 시·도 가운데 방문자 두 자릿수 증가율은 인천이 유일했다.
최근 들어 해외여행 인구의 급증으로 여름 성수기 내국인 관광객이 확연히 감소한 제주는 작년에 비해 올해 10.3% 방문객이 줄어든 반면, 인천은 무려 19.0% 급증했다. 인천과 가까운 서울과 경기가 각각 8.5%, 5.8% 수준인 것을 보면 수도권에서 인천만 유독 눈에 띄는 성적표다.
▲“경기, 서울을 잡아야 산다”
인천 중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이수영씨는 가게 홍보를 위해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요즘 상인들이 SNS 홍보에 열을 올리는 건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수영씨가 집중하는 타깃은 수도권으로 뻗어나간다는 차이가 있다.
그는 “서울 1호선을 타고 유입되는 20대에 더해 월미도, 차이나타운 등 자동차로 움직이는 가족단위까지 다양해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기와 서울 유입 증가가 없었다면 지난 1년 새 인천지역 방문객이 크게 늘어나는 일은 가능하지 않았다.
한국관광공사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올 1~7월 전국 평균 관광 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하는 동안 인천은 23.4%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관광객 유입 상승에 따른 수요 증가로 관련 물가가 치솟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한 호텔 관계자는 “수영장 딸린 고가 숙박시설들이 인기를 끌면서 전반적인 숙박료 인상을 주도하고 있다”며 “서울과 경기 교통망 확대로 굳이 숙박을 안 하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는 와중에 관련 물가가 급등하면 제주처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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