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평아트센터, 2010년 개관
민간회사 건설-정부 소유·임대료 지급
생애주기별 교육 프로그램 호평
지역 단체 지원·구립 예술단 담당
구, 2029년까지 736억원 지불 예정
임대료 부채 포함…지방채 한도 줄어
[영종 하늘문화센터] 2012년 개관
인천공항 기부채납 체육·전시 등 시설
중구 비용 감당 못해 인천시가 운영
[남동소래아트홀] 2011년 활짝
한화 기부채납…개관 전후 운영비 논란
남동구민 문화 소외감 해소 큰 역할
2010년 4월 2일 개관한 인천 부평아트센터는 부평구 십정동에 있다. 지하 2층, 지상 3층, 연면적 1만7318㎡ 규모로 지어졌다. 900석의 대공연장, 300석의 소공연장, 전시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국내 최초로 옥상 공연장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부평아트센터는 기초자치단체 최초의 BTL 방식으로 건립되었다. BTL사업은 Build(건설), Transfer(이전), Lease(임대)의 영어 세 단어의 첫 글자를 조합해 만든 용어이다. 말 그대로, 민간회사가 공공시설을 건설해 정부에 소유권을 이전하면, 정부는 일정 기간 민간회사에 임대료를 내서 건설비용을 충당토록 하는 방식이다. 부평아트센터는 임대 기간이 20년이다.
부평아트센터는 개관 직후인 2010년 6월부터 부평문화재단에서 운영을 맡아왔다.
부평아트센터는 개관 당시 '문턱 낮은 복합문화공간'을 지향점으로 내세웠다. 개관 2개월여 전부터 본격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2010년 1월 23일부터 2월 25일까지 '포커스 인 부평'이란 주제로 개관 기념행사를 마련하기도 했다. 부평아트센터는 당시 지역 예술단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뽑힌 작품들로 개관 기념행사를 꾸몄다.
부평아트센터는 누구나가 참여하고 즐기는 모두를 위한 예술(Art For Everyone)을 표방한다고 밝혔다.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문화생활 공동체 역할도 수행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주민들의 연령에 맞는 작은 공연을 다양하게 마련하고, 광장에 분수대와 무대를 설치하고, 주민들에게 작은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마당을 제공하고, 지역 예술단체를 발굴·지원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짰다.
부평아트센터의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은 아주 독특하다. 영유아, 어린이, 청소년, 성인, 중장년을 아우르는 생애 주기별 문화예술교육을 펼친다. 이를 통해 지역민들이 다양한 문화예술을 일상처럼 즐길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부평에서만 만날 수 있는 부평 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역 학교와 연계한 청소년 문화예술 교육, 인문학·드로잉 등 다양한 주제를 누구나가 쉽게 만날 수 있는 자리 마련, 문화예술 교육 자료 축적, 극장형 문화예술 교육 등에 교육 프로그램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평아트센터는 또 구립예술단도 담당하고 있다. 부평구립풍물단(2007년 창단), 부평구립여성합창단(2000년 창단), 부평구립소년소녀합창단(2010년 창단) 등 구립예술단의 구성 면면이 간단치 않다.
부평아트센터 개관과 함께 문화 인프라 부족을 호소하던 인천 북부 지역, 특히 부평 일대에서는 크나큰 호응을 얻었다.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과 전시를 즐기고, 관련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고, 단체 활동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개관 2년여 만에 부평아트센터의 임차료 문제가 제기되었다. 20년에 걸쳐 내야 하는 임대료를 한꺼번에 부채에 포함하는 바람에 부평구가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당시 부평구는 매년 국비와 시비를 포함해 36억8400만 원을 민간사업자에게 지급하기로 했었다. 2029년까지 모두 736억 원이었다.
부평구는 개관하던 해에 지급한 것을 제외한 2011년 말 기준, 19년 치 임대료 643억 원이 총액으로 묶여서 지방채 발행 한도에 포함되었다. 이렇게 되자 부평구가 긴급할 때 발행할 수 있는 지방채 규모는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채 발행 계획 수립 기준에 BTL 임대료를 부채에 포함하면서 빚어진 일이었다. 이 때문에 부평구의 지방채 발행 한도액은 1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부평아트센터 BTL 임대료가 아니었다면 23억 원을 발행할 수 있었다. 부평아트센터가 지방기초단체 BTL 최초였던 만큼 BTL 임대료를 내는 것도 부평구가 유일했다. 이 바람에 부평구는 당시 재정운용 계획을 공격적으로 짜지 못했다.
부평아트센터가 들어서던 즈음에 다른 지역에서도 문화인프라 확대 목소리가 커졌다. 중구와 남동구에서도 문화시설 확충에 나서던 상황이었다. 대표적인 게 중구 영종의 하늘문화센터와 남동구의 남동소래아트홀 건립이었다. 하늘문화센터와 남동소래아트홀은 부평아트센터처럼 BTL 방식은 아니었지만, 해당 지역 대규모 개발사업의 대가로 문화예술 관련 신축 건물을 넘겨받는 기부채납 방식이었다. 이들 시설에도 매년 막대한 운영비가 들어가게 되는데 기초자치단체에서는 그게 부담이었다.
인천시는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인천공항 배후지원 단지에 수영장, 실내체육관, 강당 등을 갖춘 문화·복지 복합시설을 기부채납 형식으로 넘겨받아 2012년 3월에 개관했다. 지금의 인천하늘문화센터다. 당시 인천시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준공 후 1개월 이내에 인천시에 건물 소유권을 넘긴다'는 협약을 맺었다. 이 건물 준공은 2011년 6월이었다. 협약대로라면 2011년 7월에 인천시로 소유권이 넘어가고, 곧바로 개관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듬해 3월까지 개관이 늦춰졌다.
문제는 운영비를 누가 부담할 것이냐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넘겨준 건물과 관련한 기관은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 중구청,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총 4곳이었다. 중구 주민을 위한 복지시설을 겸할 것이었기 때문에 운영을 중구에서 맡으면 좋았겠지만, 중구는 매년 수십억씩 드는 운영비를 감당할 길이 없다면서 버텼다. 결국, 인천시가 이 시설 운영권까지 떠안았고 지금껏 인천시설공단에 맡겨 운영하고 있다.
인천하늘문화센터는 지하 2층, 지상 3층, 연면적 1만2792㎡ 규모다. 전시시설, 수영장, 장애인복지관, 대강당, 체력단련실 등을 갖추고 있다.
2011년 11월 개관한 남동소래아트홀도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짓는 데 따른 기부채납 시설이었다. 2009년 착공했다. 시설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운영비 문제 등 순탄치 않았다. 개관 당시 명칭은 남동문화예술회관이었는데 2014년 8월 남동소래아트홀로 이름을 바꾸었다.
㈜한화가 남동구 한국화약 인천공장 부지 일대에 아파트 단지를 만들면서 건축비 233억5천만 원을 들여 건축한 남동소래아트홀을 남동구에 기부채납했다. 지하 2층, 지상 3층, 연면적 9995㎡ 규모였다. 700석 규모의 대공연장, 야외무대, 다목적홀, 전시장 등 복합문화예술공간을 꾸미기 위한 건물이었다.
한화가 지어 소유권을 넘기려던 남동소래아트홀 건물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막대한 운영비를 남동구 혼자서 어떻게 마련하려느냐는 비난도 일었다. 2011년 개관 전에 남동구의회까지 나서 이 문제를 따지고 들었다. 남동구의회에서 특별위원회까지 꾸리고 현장조사에 나설 정도로 남동구 내에서는 큰 문제였다.
남동구민들의 문화예술회관에 대한 기대는 오래되었다. 남동구 구월동에 대형 종합문화예술회관이 있지만, 그것은 인천시가 운영하다 보니 남동구에서는 상대적으로 문화적 소외감을 더 많이 느꼈다고 할 수 있다.
남동소래아트홀은 남동구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풀어주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2016년 1월~8월 사이에만 공연 관람객이 4만7000여 명에 달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올 정도였다.
/인천생각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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