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아프다고 쉴 수도 없습니다. 아파서 쉬려면 대체 인력을 구해야 하는데 힘들다고 소문 나서 오시는 분이 없습니다.”

인천 한 중학교에서 14년차 조리실무사로 일하는 최윤영씨는 40대 중반 나이에 무릎 퇴행 진단을 받았다. 최씨는 “매일 한정된 시간에 부족한 인력으로 배식 시간을 맞추다 보니 서로 도울 시간도 없다”며 “아프지 않게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열악한 노동 환경과 인력 부족으로 학교 급식실에서 악순환이 계속되자 급식노동자들이 '안전한 일터'를 촉구하며 발언대에 섰다. 인천시교육청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설비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시교육청 정보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안전한 급식실을 위한 급식노동자 증언대회'에서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한혜경 인천지부장은 “인력 부족으로 가중되는 노동 강도로 인해 중도 퇴사자가 많고, 신규 채용에서도 미달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아이들 건강이 중요한 만큼 먹거리를 책임지는 급식노동자 안전과 건강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가 개최한 증언대회에선 급식노동자 입을 통해 학교 급식실 노동 환경이 전해졌다. 지난해 폐암 진단을 받고 최근 수술을 받은 김모씨는 “14년간 학교 급식실에서 일했는데 1400명분 급식을 8∼10명이 조리했다. 보통 4시간씩 튀김을 하고, 약품 세제를 사용하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러웠다”며 “치료를 받고 돌아갈 급식실은 노동 환경이 나아져 환자가 발생하지 않는 곳이어야 한다”고 했다.

최근 '급식실 업무 환경 개선 중장기 종합계획'을 발표한 시교육청은 환기 설비를 전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증언대회에 참석한 유주형 산업안전보건팀장은 “적정 인력 배치로 노동 강도 또한 완화할 것”이라며 “산재 예방을 통한 안전한 환경 조성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