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화 도구 '화철'은 최초 사례
▲ 건지산 봉수터에서 발견된 화철. /사진제공=용인시

용인시는 처인구 '건지산 봉수터'에서 불이나 연기로 외적의 침입을 알리는 데 사용된 '화철' 등 유물을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발견된 유물과 구조물은 불을 피우는 도구인 화철 1점, 연기를 내는 연조(거화 시설) 5기, 봉수터를 감싼 방호 시설, 봉수로 오는 신호를 관망할 수 있게 마련한 망덕 시설 등이다. 이 중 화철은 봉수마다 구비된 80여종의 봉수 집물 중 하나로, 부싯돌과 마찰시켜 불을 피우는 철제품이다.

봉수터에서 불을 피우는데 쓰는 거화 도구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시는 비지정 문화재인 건지산 봉수터의 원형과 역사적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문화재청 허가를 얻어 지난 4월13일부터 발굴조사를 해왔다.

봉수는 낮에는 연기, 밤에는 불로 변방의 급한 소식을 한양에 알리는 국가통신제도로, 조선 초 세종 때 설치된 뒤 1895년(고종 32년) 공식적으로 사라질 때까지 약 450년간 사용됐다.

건지산 봉수는 조선의 5개 봉수 노선 중 부산에서 한양으로 올라오는 노선의 42번째 내지(내륙)봉수이다. 안성 망이산 봉수에서 신호를 받아 처인구 포곡읍 석성산 봉수로 신호를 전달했다고 세종실록지리지 등에 기록돼 있다.

시는 126년 전인 1895년 봉수제도가 없어진 이후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건지산 봉수를 찾기 위해 2020년부터 현장답사를 진행해 2021년 봉수 흔적을 발견했다.

시 관계자는 “건지산 봉수터와 석성산 봉수터가 관내에서 확인된 것으로 미뤄 용인은 과거 조선시대 통신 체계에 중요 지역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며 “건지산 봉수터가 석성산 봉수터처럼 국가 사적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원 기자 1kkw51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