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들 안전 이동 위해 국제적 협력 절실”

동아시아 -대양주 철새이동경로
지구상에서 가장 큰 경로 중 하나
5000만 개체 이상 물새들 보금자리

저어새, 전 세계 6600여 개체만 남아
그 중 많은 개체 수가 인천서 번식

서식지 보전 위해 다양한 활동 진행
네트워크 관리·멸종 방지 위해 노력

<신용석의 지구촌> 칼럼은 국내외를 아우르는 다양한 지식과 격조 높은 안목으로 지역사회의 국제적, 역사적, 문화적 지평을 한층 넓혀주고 있다. 2008년 7월 '오하라(大原) 미술관'을 시작으로 2021년 8월 1000회를 돌파했고 올해 7월14일자 1099회에 이르기까지 15년에 걸쳐 인천일보 독자와 함께했다. 신용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국제협력특보는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편집장부터 조선일보 파리 특파원, 국제부장, 사회부장, 논설위원 등을 거친 언론계 원로다.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국제협력특보를 맡아 국제도시 인천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대외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격주로 인천일보 지면을 통해 새롭게 선보이는 <신용석의 지구촌 in 인천>에는 인천일보 경제부와 함께 인천에 들어선 GCF 사무국 등 15개 국제기구와 인천글로벌캠퍼스에 위치한 세계 유수의 대학, 외국인학교, 다국적 투자기업 등 각 기관의 대표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진솔하게 담을 예정이다. 재외동포청 유치를 계기로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하는 인천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제시하고, 기관들과 인천이 상생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자 한다.

신용석 인천경제청 국제협력특보와 함께하는 인천에 소재하는 국제기구, 외국대학, 다국적기업 대표와의 대담 첫 번째는 EAAFP(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이다. 최근 인천 송도국제도시 G타워 EAAFP 사무국에서 제니퍼 조지(Jennifer George) EAAFP 대표가 EAAFP의 역할과 중요성,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한 대담을 나눴다. 다음은 이들의 일문일답.

▲ 최근 인천 송도 G타워에 들어선 EAAFP 사무국에서 신용석(왼쪽) 인천경제청 국제협력특보와 제니퍼 조지(Jennifer George) EAAFP 대표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
▲ 최근 인천 송도 G타워에 들어선 EAAFP 사무국에서 신용석(왼쪽) 인천경제청 국제협력특보와 제니퍼 조지(Jennifer George) EAAFP 대표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

▲매년 철새들이 수백 ㎞를 여행합니다. 정해진 경로가 있습니까.

-습지에서 생활하며 먹고 쉬고 번식하는 철새들을 크게 이동성 물새라고 말합니다. 이동성 물새는 종의 전체 혹은 대부분의 개체군이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규칙적·주기적으로 계절에 따라 이동합니다.

이들이 매년 이동하는 지리적 경로를 '철새이동경로'라고 하며, 물새를 기준으로 보면 전 세계적으로 9개의 주요 철새이동경로가 있습니다.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는 지구상에서 가장 규모가 큰 철새이동경로 중 하나입니다. 러시아의 극동지방과 미국의 알래스카로부터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지나 호주와 뉴질랜드에 이르는 22개국을 지납니다. 210개 이상의 개체에 해당하는 5000만 개체 이상의 이동성 물새들의 보금자리입니다.

 

▲한국에서만 번식하는 새들과 멸종위기종은 어떤 새들인가요? 또한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를 지나는 5000만 마리의 이동성 물새 중 멸종위기에 있는 대표적인 물새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검은머리갈매기는 황해 지역인 중국 본토, 대한민국 송도와 영종도에서만 번식합니다. 추정 개체 수는 3만3400마리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멸종취약종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이동성물새가 멸종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넓적부리도요는 전 세계적으로 약 500여 마리밖에 남아있지 않은 가장 위협받는 이동성물새 중 하나입니다. 산업 개발로 인한 서식지 훼손, 간척사업, 오염 등이 넓적부리도요를 위협하는 주요 요소입니다.

이 밖에 호사비오리, 저어새, 붉은가슴흰죽지, 두루미 등을 주요 보호종으로 봅니다.

제니퍼 조지(Jennifer George) EAAFP 대표

▲사무국 대표로 지난달에 부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0일 사무국 신임 대표이자 재단법인 EAAFP의 이사장으로 임명됐습니다. 그동안 EAAFP 파트너인 푸코로코로 미란다 자연보호 트러스트의 회원이었으며, 뉴질랜드 환경부 기후 변화 최고 경영자 이사회 사무국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EAAFP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EAAFP 국가 및 서식지 파트너십 지침' 및 'EAAFP 자매 서식지 프로그램 지침'을 개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요.

- EAAFP 철새이동경로 서식지 네트워크를 개발하고 동아시아 대양주 철새이동경로에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지역의 네트워크의 지속 가능한 관리를 촉진하고 철새들이 멸종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또한 철새에 대한 이해를 돕고 지식을 알리기 위한 도구들을 여러 이해관계자에게 제공하기도 합니다.

EAAFP의 중요한 활동 중 또 다른 하나는 철새와 그들의 서식지 보전을 위한 '세계 철새의 날' 글로벌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멸종위기의 대표적이었던 저어새가 돌아오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지난 5월 20일 인천 남동유수지 저어새 생태학습관에서 열린 저어새 생일잔치에 설치된 EAAFP 부스 /사진제공=EAAFP사무국<br>
지난 5월 20일 인천 남동유수지 저어새 생태학습관에서 열린 저어새 생일잔치에 설치된 EAAFP 부스 /사진제공=EAAFP사무국

▲환경과 상생하는 삶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많은 이동성물새는 번식지에서 월동지로 이동하며 갯벌, 호수, 강과 같은 습지에 의존합니다. 하지만 땅과 자원 경쟁 속에서 철새들은 많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내 급격한 경제적 개발과 인구증가로 중요한 서식지들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한 사람, 한 국가 혼자서는 이 철새들을 보호할 수 없습니다. 철새들이 이동 경로 안에서 안전하게 이동하고 증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국제적인 협력이 절실합니다.

 

▲EAAFP의 18개 파트너 국가와 22개 기구 중 가장 많은 재정적 지원을 하는 국가는 어디입니까.

-18개국이 두루 다각적인 지원을 하고 있지만, 사무국이 자리 잡고 있는 한국이 가장 많은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 일본 등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EAAFP 파트너는 모두 파트너 총회, 행사 등을 주최하는 등 EAAFP에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11일 재단법인 EAAFP와 연수문화재단은 공동협력프로젝트로 '새며들다'를 진행했다. 문화예술을 통해 이동성 물새와 서식지 보전의 중요성, 생태예술의 가능성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 참가자들이 아암도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분류하고 있다. /사진제공=EAAFP 사무국
지난해 6월 11일 재단법인 EAAFP와 연수문화재단은 공동협력프로젝트로 '새며들다'를 진행했다. 문화예술을 통해 이동성 물새와 서식지 보전의 중요성, 생태예술의 가능성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 참가자들이 아암도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분류하고 있다. /사진제공=EAAFP 사무국
지난 5월 20일 인천 남동유수지 저어새 생태학습관에서 열린 저어새 생일잔치가 열렸다. 어린이들이 꽃으로 제작한 저어새 생일 축하 케이크 /사진제공=EAAFP 사무국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인 저어새는 인천의 깃대종 중 하나입니다. 전 세계에 약 6600여 개체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중 많은 개체 수가 인천에서 번식합니다.

-저어새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멸종위기종 및 대한민국 천연기념물 제205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EAAFP의 주요 종 중 하나입니다.

인천시는 저어새를 보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저어새를 위한 2개의 인공섬이 갖춰진 인천 남동유수지는 국내 최대 저어새 번식지 중 한 곳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겨울을 지낸 뒤 매년 인천을 찾습니다. 지난해에는 저어새 250여쌍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지난 2020년에는 국립생태원, 인천시, 한강유역환경청 등 10개 기관이 '인천저어새공존협의체'를 발족해 저어새 번식지를 관찰하고 서식지를 보전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인천 송도 G타워에 들어선 EAAFP 사무국에서 신용석 인천경제청 국제협력특보(왼쪽)와 제니퍼 조지(Jennifer George) EAAFP 대표(오른쪽)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

▲끝으로 독자들과 인천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새들은 실제로 보금자리를 찾을 곳이 필요하고, 먹이가 있고, 잠을 잘 수 있는 공간과 환경이 필요합니다.

사람과 새들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함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EAAFP도 그러한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정부와 인천시, 각 기업들 그리고 많은 인천시민분들이 EAAFP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시고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지원해주시길 바랍니다.

 

/대담 신용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국제협력특보

/정리·사진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East Asian-Australasian Flyway Partnership)'이란?

EAAFP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전반의 이동성 물새와 그 서식지, 그리고 이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생계를 보전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다. EAAFP는 2006년 설립되었으며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에서 이동성 물새와 그 서식지를 보전하고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람사르 지역 이니셔티브 중 하나이다. 2023년 현재 18개의 정부파트너, 6개의 정부 간 국제기구 파트너, 14개의 국제 NGO 파트너와 1개의 국제기구 파트너, 1개의 다국적 기업부문 파트너 등 총 40개의 파트너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2009년 인천 송도에 둥지를 튼 EAAFP 사무국을 중심으로 이동성 물새 보호 활동과 현안사항 해결을 위한 유관기관 및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9년 인천 송도에 둥지를 튼 EAAFP 사무국을 중심으로 이동성 물새 보호 활동과 현안사항 해결을 위한 유관기관 및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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