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도시 인천]

재외동포청·첨단산업 유치로 도약 채비
국제적 경쟁력 갖춘 도시로 대내외 인정
지역내총생산 높지만 거주 만족도 낮아
삶의 질 향상 연계 체계적 발전방안 필요

인천이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 5월 재외동포청 유치에 성공한 인천은 기존 지역 내 국제기구들과 함께 세계네트워크 구축망을 더욱 확장하는 성과를 이뤘다.

또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 바이오, 수소 등 첨단 산업 유치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지역 경제기틀 역시 다양화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인천은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도시로 인정받고 있다.

유엔 인간정주위원회(HABITAT)와 중국사회과학원이 2021∼2022년 기준 세계 1000개 도시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글로벌도시경쟁력보고서(Global Urban Competitiveness Report, GUCR)에 따르면 인천은 지속가능 경쟁력 부문에서 세계 58위, 경제 경쟁력 부문에서 세계 107위에 올랐다.

동아시아 지역 내에서는 각각 13위, 17위로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서 지속가능 경쟁력은 서울에 이어 두 번째, 경제 경쟁력은 서울, 울산에 이어 세 번째로 높게 평가됐다.

GUCR 지속가능 경쟁력은 ▲경제 활력 ▲글로벌 연계성 ▲혁신과학기술, 경제 경쟁력은 ▲1인당 소득 ▲생활환경 ▲비즈니스 환경 등의 지표를 활용해 측정한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인천이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경제자유구역 등을 배후로 지속적인 발전가능성을 가진 도시로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세계적인 도시라는 명성과 함께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도시는 그 속에 사는 시민들의 삶 역시 풍요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인천은 세계 주요 도시들과 경쟁하는 한편 시민 삶의 질과 연결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위해 관련 도시 역량을 지속해서 보완·발전시켜 나가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인천연구원 글로벌도시연구단은 올해 초 발간한 연구보고서 '글로벌 도시 인천을 위한 진단과 제언'에서 공항과 항만이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살려 경제자유구역 내 해외기업 투자를 확대하고 물류 인프라 및 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도시 경쟁력에서 지역 고유 문화와 글로벌 시민 역량 등 비경제적 요소가 강조되고 있는 만큼 이를 더욱 발전·고도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이 글로벌 도시로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먼저 명확한 도시 콘셉트를 잡는 게 중요하다는 전문가 지적도 있다.

서종국 인천대학교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서울 위성도시라는 기존 도시 정체성에서 탈피해 동북아 시대를 맞아 환황해 및 서해안 발전의 주체 도시로서 거듭나야 한다”며 “(아울러) 지역 전통 산단인 주안산단과 남동산단을 연계해 고도화하고 신도시와 원도심 간 양극화 문제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도시 경쟁력에서 가장 우선시해야 할 요소는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행복과 삶의 질이다. 정주 여건과 괴리된 도시 경쟁력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이미 인천은 지역내총생산(GRDP)이 2021년 기준 97.9조원으로 서울(471조원), 부산(99조원)에 이어 전국 8개 특·광역시 중 세 번째이며, 경제 성장률은 세종에 이어 두 번째로 객관적 지역경제 지표는 상위권에 위치한다.

하지만 실질적 민생경제 지표로 해석되는 개인소득과 민간소비는 각각 7위, 8위로 특·광역시 중 최하위 수준이다.

올해 초 통계청이 발간한 '국민 삶의 질 2022'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은 일반적인 주거 환경을 비롯해 대기·수질·녹지·소음·토양 환경 만족도 조사에서 대부분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

인천시는 현재 맹목적인 성장형 발전이 아닌 지속 가능한 발전 패러다임을 지향하고 있다.

민선 8기 인천시 시정 비전인 '시민이 행복한 초일류도시'의 3대 핵심 가치는 균형·창조·소통이다. 끊임없이 제기돼 온 원도심과 신도시 간 균형 발전과 미래 먹거리인 첨단산업 육성을 통해 세계 10대 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김수한 인천연구원 글로벌도시연구단 단장은 “GUCR 등에서 공표하는 글로벌 도시 경쟁력 순위를 절대적인 시정 달성 목표로 삼기보다는 경향과 추이 등을 가늠하는 참고 자료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보다 내실 있고 체계적이며 시민이 공감하는 초일류도시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김수한 인천연구원 글로벌도시연구단장

“인천 역량 키우기 꾸준한 노력·시도 중요”

김수한 인천연구원 글로벌도시연구단 단장

“전 세계 어느 나라든 수도에 도시 역량이 집중되는 건 당연한 현상입니다. 이들 도시와 경쟁을 해서 올라가야 한다기보단 글로벌 도시로서의 인천의 가능성과 역량을 키우기 위한 꾸준한 노력과 시도가 지속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수한 인천연구원 글로벌도시연구단 단장은 “글로벌 도시경쟁력은 단순히 경제 규모뿐 아니라 연구개발, 문화 교류, 거주 환경 등의 다양한 지표로 평가되는 복합적인 개념이고 시대 흐름에 따라 어떤 도시가 좋은 도시인지 바라보는 시각과 패러다임도 변하기 마련”이라며 “현실적으로 영국 런던이나 일본 도쿄 등 주요 선진국 수도나 도시국가인 싱가포르 등과 인천의 글로벌 도시경쟁력을 일대일 비교하기보다는 지역 특성을 살린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도시라는 개념을 처음 고안해 낸 미국 사회학자 사스키아 사센 등에 따르면, 20세기 후반 들어서부터 글로벌 경제활동이 확대되고 전 세계 도시 간 기능 연계와 조율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일종의 메가시티로서 글로벌 도시가 부상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도시의 핵심 기능이자 특징은 ▲글로벌 컨트롤타워 ▲금융 및 전문 서비스의 핵심 집적지 ▲첨단산업의 혁신을 주도하는 생산의 장소 ▲혁신의 소비시장 등으로 요약된다.

글로벌 도시를 조사·연구하는 기관이나 단체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영국 런던,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등이 대표적인 글로벌 도시로 꼽힌다.

김 단장은 “그동안 인천은 민선 이후 '플라이 인천', '동아시아 중심 도시, 인천' 등을 표방하며 글로벌 중심 도시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을 계속 보여줬다”며 “'시민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도시 인천'을 만들겠다는 이번 민선 8기 인천시 시정 비전도 결국 UN 등 선진국이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 가치나 맥락과 맞닿아 있는 만큼 앞으로 이를 더욱 발전·고도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인천은 750만 재외동포 업무를 총괄하는 재외동포청 유치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김 단장은 “이번 재외동포청 개청으로 전 세계 네트워킹이 가능해져 (글로벌 도시 경쟁력 평가에서) 인천이 열위인 글로벌 연결성을 보완·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비록 제약이 많은 지방 정부지만 혁신 성장을 위해 국가 정책을 넘어서는 과감한 파일럿 프로그램과 정책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관련기사
[창간특집] 인천 1000만 글로벌 네트워크로 세계 1위 공항 인천국제공항은 항공편 3시간 이내 거리에 인구 100만명 이상 도시 147개가 위치해 있으며 88개 항공사, 58개 국가, 189개 도시와 직항으로 연결돼 있다. 인천항은 컨테이너 정기 서비스 70개 라인과 칭다오, 웨이하이, 단둥 등 중국 10개 지역과 카페리로 연결돼 있어 세계 193개국 732만 재외동포가 가장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는 지역이다.인천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있어 재외동포가 방문하기 용이하다. 입국시 업무를 신청해 두고, 출국 때 마무리 지으면 된다. 우수한 광역교통망을 통해 수도권 및 전국 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