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시력 장애인 사물 인식 어려워
일상생활 속 불편 최소화 필요
인천 복지관 10곳 중 5곳만 도입
“지역사회 관심 부족” 지적도
▲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인천시 시각장애인복지관 내 비상구에 유니버설 디자인이 도입된 모습. /사진제공=인천시사회서비스원

시력이 있지만 사물을 제대로 구분하기 어려운 저시력 장애인들의 생활 속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역 내 장애인복지관 10곳 중 저시력 장애인을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도입한 시설은 5개소에 그쳤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성별과 나이, 장애, 언어에 제약을 받지 않도록 제작한 보편적 디자인을 의미한다. 모든 사람이 시설물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설계한 디자인이다.

비상문에 비상구임을 알리는 표시를 크게 하고, 엘리베이터 버튼에 층수를 크게 적어 안내하는 것도 모두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사례다.

특히 유니버설 디자인은 저시력 장애인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이에 시는 최근 장애인 시설을 대상으로 유니버설 디자인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지역 장애인복지관 중 절반가량에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도입되지 않은 것을 두고 저시력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저시력 장애인의 경우 외관상 비장애인과 별 차이가 없고, 전맹 시각장애인과 달리 조금이나마 시력이 있어 '도움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인식이 지역사회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저시력 장애인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김순애 ㈔한국시각장애인여성연합회 인천지부장은 “저시력 장애인은 희미하게 글자를 볼 수 있는 사람, 사물 형태만 보이는 사람, 사물 주변 부위만 보이는 사람 등 유형과 정도가 다양하다”며 “시설물 안내 글자를 조금 더 크게 쓰고 색깔로 표시하는 등 작은 변화가 저시력 장애인들의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인천시사회서비스원 관계자도 “유니버설 디자인 사업은 시트지 부착과 페인트칠, 안내판 설치 등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도 저시력 장애인들 삶에 실질적 도움을 준다”며 “저시력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함께 시설물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민영 기자 jmy@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