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곳곳 행사 진행
“세월호 참사 9주기. 지금은 안전하다고 생각하나요.”
9년이 지났는데도 그날이 오면 온 국민의 가슴은 먹먹해진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나라 전체가 슬픔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다. 어린 학생들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했던 어른들은 통한의 반성을 이어갔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정치 셈법에 따라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은 물론 책임지는 사람도 없이 그렇게 수많은 의혹만 남기고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졌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 떠들던 재발 방지 약속이 헛된 구호가 된 사이 세월호의 슬픔은 멈추지 않고 2022년 10월 29일 참사(희생자 159명)로 이어졌다.
지금 다시 국민은 스스로 되물어본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나요.” 세월호 참사의 슬픔은 현재 진행형으로 국민의 가슴속에 남았다.
4.16민주시민교육원의 '0416우체통'에는 올해 2월부터 최근까지 620여개 추모의 글이 게재됐다. 2014년부터 개설된 우체통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희생당한 교사와 학생들에게 추모객들이 편지를 남기는 온라인 공간이다. 현재까지 편지는 4394건에 달한다.
안산단원고등학교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친구와 후배들은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매년 이날이 되면 마음이 슬퍼진다.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우리는 영원히 기억할 거예요.”, “별이 된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어른들의 반성 글도 게재됐다. “너희들을 다 잃어버리고 나서야 곳곳에 만연된 잘못과 자신의 어리석음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어른들을 용서해줄 수 있겠니...”,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어른으로서 미안합니다.”
한 시민은 덧없이 흘러간 세월에도 새로운 다짐의 글을 올렸다. “차량 뒤편 유리창에 붙은 노란 리본이 모서리가 일어나고 누레졌다. 기억했다기보다는 거의 방치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시간에 씻겨 너무 낡은 리본. 떼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손을 거둔다. 아직도 무엇하나 해결되지 않고 있기에 그럴 수는 없다. 새로운 리본으로 단장하며, 세월호를 기억한다.”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전국에서 추모행사가 열렸다. 네이버, 다음 등 검색포털은 '세월호 희생자 9주기를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노란리본과 함께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달았다.
경기도는 지난 12일부터 오는 18일까지 7일간 세월호 참사 추모 기간으로 기린다. 16일 오후 3시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기억·약속·책임을 주제로 추모식이 열렸다. 행사엔 유족들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박홍근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이은주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국민을 위한 공간도 서울시와 광주광역시 등 전국 곳곳에 마련됐다.
/김기원 기자 1kkw517@incheonilbo.com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