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바다 경관 포기하고 이익 얻을 이유 없다”
민간사업자 설명회 반발 빗발…중구, 의견 수렴

한국남부발전 컨소시엄이 인천국제공항 남단에 위치한 영종해안남로 7.6㎞ 구간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려 했다가 주민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구는 지난달 30일 한국남부발전 등 민간 사업자에서 제안한 '영종도 자전거도로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수용 불가'를 결정해 사업자 측에 통보했다고 1일 밝혔다.

중구는 주민단체에 보낸 공문에서 “해안 일주가 가능한 영종해안남로는 주민과 관광객 등이 주변 서해와 자연 경관을 조망하며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으로, 도시 이미지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태양광 사업 취지엔 공감하지만 자연 경관과 도로 조성 목적, 태양광 사업 장단점, 주민 대표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제안서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한국남부발전이 주도하고 있는 컨소시엄 형태의 초록지붕운동사업단은 지난달 16일 중구 제2청사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영종도 자전거도로 태양광 사업을 제안했다.

이 사업은 영종해안남로 자전거 전용 도로 7.6㎞ 구간에 8㎿급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고 20년간 운영하는 내용이다.

발전시설 설치·운영 등에 들어가는 투자비 규모만 총 128억원으로, 매년 2억원 상당 태양광 에너지가 생산될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설명회에서는 주민단체 대표들 반발이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 대다수가 “해당 도로는 태양광 시설 설치를 위한 적합지가 아니다”라며 자연 경관 훼손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한 주민단체 소속 A씨는 “지역 주민들이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 경관을 포기한 채 소소한 이익을 얻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