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빚어냈다. 코로나19의 기세는 지구를 팬데믹 속에 가뒀다. 전 세계는 참담한 고립의 시간에 갇혔다.
2020년 1월 20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인 여성의 몸속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 환자 발생, 참담함의 서막이었다. 국내 감염자와 확진자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29일 현재 인천시민의 59.1%(175만3643명), 경기도민 60.0%(815만8172명)가 코로나19에 걸렸다.
여기 오기까지 우리는 내 앞줄서 '동날까' 가슴을 졸이며 새벽 댓바람부터 동네 약국으로 줄달음쳤다. 어찌어찌 마스크 몇 장이라도 손에 쥐는 날에는 캄캄한 터널에서 탈출구의 빛이라도 찾은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하철 안이나 버스 안에서 목구멍을 간지럽히는 재채기라도 할라치면 주위의 괜한 의심의 눈초리가 따가워 억지로 참아야만 했다. 학년이 올라가도, 진학해도, 담임 선생이나 같은 반 친구의 얼굴조차 알 길이 없었다. 눈을 맞춘 악수는 언감생심이었다.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이 하루아침에 문을 닫는가 하면, 사무실 대신 집 컴퓨터 앞에 앉아 출근 도장을 찍고 업무를 봐야 했다.
식당의 상차림보다는 오토바이의 배달 음식에 익숙해져야만 했다. 혼밥과 혼술, 외로운 일상을 견뎌야 했다.
형제, 부모가 영안실에 안치됐어도 '마지막 인사'조차 못한 채 먼발치에서 눈물만 훔치는 천륜의 이단자로 남아있어야 했다.
기진맥진 의료진과 관계 공무원들은 녹초의 제 몸을 아등바등 일으켜 세웠다. 한 명이라도 더, 1초라도 더 빨리 코로나19로 얽힌 고리를 끊고자 했던 희생의 몸부림이었다.
우리 모두 우리의 등을 쓰다듬어 줍시다. “참 수고했다고, 정말 잘 견뎌왔다”고….
/3년간 코로나 19를 기록한 인천일보 사진부
김철빈·양진수·이재민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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