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우 낮고 업무과다” 수의사 꺼려
돼지열병 확산 속 책임자 '태부족'
아프리카돼지열병 (CG)[연합뉴스TV 제공]
▲ 아프리카돼지열병

최근 경기북부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 전염병이 발생하고 있지만 방역을 책임지는 가축방역관들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경기 광주시 갑)이 농림축산식품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축방역관은 ▲적정인원 2018명 대비 748명이 부족한 1270명으로 전국적으로 가축방역관 부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에서만 116명의 가축방역관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가축방역관 적정인원이 300명인 반면에 공무원 127명, 공중방역 수의사 57명 등 184명이다.

정부는 가축전염병 예방법을 근거로 가축방역관 적정인원을 정하고 있다. 그러나 과중한 업무 부담 탓에 수의사들의 기피현상이 빚어진데다가 지방정부의 예산 부족 등으로 적정인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김포와 파주시 양돈 농가에서 지난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동시다발적으로 발병했다. ASF가 발병한 것은 2019년 10월 9일 이후 3년 만이다. 방역당국은 이들 농가에 대해 출입 통제 등 긴급 방역 조치와 함께 사육 중인 돼지 전량을 살처분했다.

경기지역에선 2019년 9월 16일 파주시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ASF가 발병한 뒤 그해 10월 9일까지 파주, 김포, 연천 등 3개 시·군에서 모두 9건이 발병했다. 당시 56개 농가의 돼지 11만1320마리가 살처분됐으며, 예방 차원에서 152개 농가의 돼지 26만3597마리가 수매 또는 도축 처리돼 축사를 모두 비우는 등 큰 피해가 났다.

소병훈 의원은 “민간분야에 비해 처우가 낮은 이유 등으로 수의사들의 가축방역관 기피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재정당국은 가축 방역에 우리 국민의 생명과 먹거리 안전이 달렸다는 생각으로 가축방역관 처우 향상을 위한 적극적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기원 기자 1kkw51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