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3자격증' 기본, '학과 변경'은 선택…취업·진학 둘 다 품어

군포 유일 '공업계열' 특성화고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 사업 등
현장·학생 중심 수업방법 채용
인재·자격증·기능영재반 등
방과 후 수업 아낌없이 지원도
▲ 경기폴리텍고등학교 전경
▲ 경기폴리텍고등학교 전경./사진제공=경기폴리텍고등학교
▲ 자동차금형과
▲ 자동차금형과./사진제공=경기폴리텍고등학교

경기폴리텍고등학교는 1994년 군포시 산본동에 중장비과, 금형과, 전기과, 화공과 등 4개 전공학과를 인가받아 '산본공업고등학교'로 출발했다. 2020년 교명을 '경기폴리텍고등학교'로 바꾼 후, 현재는 자동차금형과, 신에너지전기과, 화장품과학과, 친환경건축과, 보건간호과 등 5개 학과의 교육을 운영하는 특성화고등학교다.

경기폴리텍고는 관내 유일한 공업계열 특성화고등학교로, 정부 주도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 사업, 건설근로자공제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건설 뉴마이스터 양성 훈련과정 프로그램, 군포·의왕 관내 진로체험 거점학교 사업, 미래인재반 프로그램 등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유치하고 있기도 하다.

▲ 신에너지전기과
▲ 신에너지전기과./사진제공=경기폴리텍고등학교
▲ 화장품과학과
▲ 화장품과학과./사진제공=경기폴리텍고등학교

경기폴리텍고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창의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인재육성을 목표로, 한국판 뉴딜정책에 맞춘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그린 에너지, 그린 리모델링, 스마트 의료 인프라, 환경공학 등 미래 유망 분야의 첨단 교육을 중점적으로 구성했다. 더불어 기업 현장 중심 프로젝트 수업과 다양한 학생 중심 수업 등 혁신적인 수업 방법으로 배움의 성취감과 만족도를 높이고자 노력하는 학교이기도 하다. 전교생이 1인 3자격증 취득을 해 취업 100% 목표를 이루고 있으며, 학과 변경의 길도 열어둬 적성에 맞는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 미래 인재반, 자격증반, 기능영재반 등 방과 후 수업 활성화로 공무원과 대기업뿐 아니라 공기업, 강소기업 등 다방면의 취업과 대학 진학이 모두 가능하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쏟고 있다.

▲ 친환경건축과
▲ 친환경건축과./사진제공=경기폴리텍고등학교
▲ 보건간호과
▲ 보건간호과./사진제공=경기폴리텍고등학교

최규남 교장은 “교사와 모든 학생이 재미있고 보람있는 학교생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학교의 모든 교육활동과 교육 시설 등 모든 면에서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폴리텍고에는 학생들이 즐겁고 보람찬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체육관 스포츠시설(헬스장, 당구장, 탁구장, 골프, 배드민턴 등)을 이용한 취미 동아리와 전문교과동아리 활동(드론, 3D프린팅, DIY 가구제작, 인체탐구 등)이 활성화돼 운영되고 있다.

▲ 경기폴리텍고는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가구기능반을 운영하고 있다.
▲ 경기폴리텍고는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가구기능반을 운영하고 있다./사진제공=경기폴리텍고등학교

최 교장은 “연초에는 전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우리 학교 슬로건 정하기 이벤트를 통해 '학생 First, 교사 Best, 학교 Highest'라는 슬로건을 새로 선정했다”며 “교육과정 면에서는 배우는 보람과 가르치는 보람이 공존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전문 교과 융합프로젝트 수업을 하도록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폴리텍고는 방과 후 시간과 방학 기간까지도 교육활동에 헌신하며 학생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베푸는 교사들이 있는 자랑스러운 학교”라며 “모든 교육공동체가 보람을 느끼며 머물고 싶은 학교, 학생들이 탄탄하고 잘 닦인 미래를 향한 길로 안내하는 학교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폴리텍고는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나만의 DIY 만들기 등 동아리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 경기폴리텍고는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나만의 DIY 만들기 등 동아리활동을 운영하고 있다./사진제공=경기폴리텍고등학교
▲ 경기폴리텍고는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헬스반 등 동아리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 경기폴리텍고는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헬스반 등 동아리활동을 운영하고 있다./사진제공=경기폴리텍고등학교

 


 

경기폴리텍고 선배들이 직접 들려주는 '취업·진학 성공기'

▲ 신현용
▲ 신현용./사진제공=경기폴리텍고등학교

▲ '삼성SDI 입사' 자동차금형과 신현용 “밤낮없이 훈련 매진, 전국기능대회 입상 큰 도움”

저는 경기폴리텍고 자동차금형과에 입학해 폴리메카닉스 기능반 활동을 했었습니다.

지방 및 전국 기능대회 출전을 위해 밤낮없이 훈련에 매진해 결국 전국기능대회에서 입상했으며, 스무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삼성SDI라는 대기업 입사의 꿈도 이루었습니다.

저는 우리의 미래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단순히 공부로만 진로를 결정했다면 과연 지금처럼 자랑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사람마다 잘하는 것이 다르고 적성 또한 다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에 매진하기 위해서 당시 경기폴리텍고등학교로 진학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경기폴리텍고에 오셔서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시면 저보다 더 좋은 길을 걷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성화고 입학은 저에게 인생에 한 번 오기 힘든 아주 소중한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 김윤서
▲ 김윤서./사진제공=경기폴리텍고등학교

▲ '한양대 진학' 신에너지전기과 김윤서 “자격증·전공심화활동으로 생기부 가득 채웠다”

저는 중학교 시절 반에서 어중간한 성적을 유지해왔던 터라 인문계를 진학해도 상위권 성적에 머물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특성화고에 진학해서 자격증을 취득하고 상위권 성적으로 내신을 확보하자는 저만의 전략을 세웠습니다.

중학교 담임과 주변 친구들은 저의 특성화고 진학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했고, 부모님은 심하게 반대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재학 중 차근차근 취득한 자격증과 학생회장으로서의 임원활동, 전공 심화 동아리 활동 등으로 저의 생활기록부를 가득 채웠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양대에 지원해 붙었고, 올해 2학년에 재학하며 자랑스럽게 대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특성화고를 다녀보니 주위의 무성한 소문과는 달리 여느 학교와 다르지 않은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고, 학교 선생님들과 친구들과도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저는 고등학교 진학을 고민하는 친동생에게도 본교 입학을 추천해 동생도 현재 경기폴리텍고에 재학하고 있습니다.

 


 

재학생이 들려주는 '청소년 연극 시놉시스 공모전' 수상작

▲ 성재원
▲ 성재원./사진제공=경기폴리텍고등학교

▲ '우수상' 신에너지전기과 성재원

 

경기폴리텍고는 군포문화재단이 문화파출소 군포와 군포경찰서 여성청소년과와 함께 개최한 '청소년 연극 시놉시스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신에너지전기과 3학년 성재원 학생의 수상작을 소개한다.

 

작품의도

실제 있었던 사건들을 모아 이야기를 만들어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일깨워주고 싶었다.

 

등장인물

-성재원(남): 착하지만 소심한 성격을 가진 탓에 반 친구들과 어울리는데 어려워한다. 억울하게 절도범으로 몰려 이것을 계기로 괴롭힘을 당한다.

-한서율(여): 엄마의 공부 강요에 지쳐 일탈을 시도하다 나쁜 무리와 어울린다.

-강혁우(남): 지운의 재력을 등에 업고 학교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

-백지운(남): 대기업 회장의 아들인 백지운은 아빠가 엄마를 때리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때문에 세상은 약육강식이 진리라고 생각한다.

 

시나리오

어릴 때부터 소꿉친구였던 서율이와 재원이는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도 같은 반이 된다.

어느 날 교실에서 혁우의 시계 절도 사건이 일어나고 물병을 가져오기 위해 교실에 갔던 재원이가 범인으로 몰리게 된다. 하지만 증거가 없자 사건은 흐지부지 넘어간다. 그 이후로 재원이는 혁우에게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한다.

처음엔 발을 걸거나 머리를 때리는 가벼운 폭행, 돈을 빌려 가고 갚지 않는 행동들이 점점 심해지다가 돈 상납을 강요하고 돈을 가져오지 않으면 집단 구타, 담뱃불로 화상 입힘, 옷을 모두 벗긴 뒤 사진을 찍는 등 괴롭힘은 극에 달한다.

재원이는 선생님에게 사실대로 말하려고 해봤지만 잘 해결해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과 무엇보다도 선생님에게 말하면 재원이의 알몸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혁우의 말이 생각나서 말하지 않는다.

재원이가 폭행보다도 더 고통스럽게 느꼈던 것들은 엄마에게 참고서를 사겠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돈을 받아 혁우 무리에게 바치는 것에 대한 죄악감과 주변 친구들의 시선이었다. 재원이는 노골적인 괴롭힘을 못 본 체하는 방관자들의 시선이 혐오스러웠다.

서율이는 엄마의 구속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혁우 무리와 어울리며 담배도 피우고 혁우와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

서율이는 누구보다도 재원이에 대한 혁우의 괴롭힘을 가까이서 접했지만 학교에서의 지위를 잃고 싶지 않아 방관한다. 지운이는 여느 때처럼 술을 먹고 아빠의 차 열쇠를 훔쳐 친구들과 드라이브하고 있었다.

정면을 보지 않고 운전하다가 차로 사람을 치어버린다. 겁에 질린 지운이와 친구들은 신고도 하지 않고 차를 타고 도망친다. 재원이는 엄마가 뺑소니에 당해 생명이 위태롭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주저앉는다.

혁우는 재원이가 전화를 받지 않자 짜증을 낸다. 그 이후 서율이에게 입맞춤 이상을 요구한다.

서율이가 거절하자 더는 참을 수 없던 혁우는 서율이에게 욕을 하며 헤어지자고 말한다.

2주일 전에 가출한 서율이는 혁우와 헤어지자 갈 데가 없어서 방황하던 중 SNS에서 가출팸에 대해 접하고 가출팸에 들어간다. 중간 도우미에게 단기 고액알바라는 말을 듣고 소개받은 장소로 간다.

장소에 도착해보니 알바는 조건만남이었고 서율이는 가까스로 도망친다. 학교에서 서율이는 나쁜 소문이 나 있었고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재원이와 같은 입장이 되어보니 재원이가 느꼈던 감정을 뼈저리게 느낀 서율이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서율이가 재원이에게 용서를 빌기 위해 재원이를 찾아갔지만, 재원이는 정신적 지주였던 엄마가 돌아가신 충격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이 사건으로 혁우는 퇴학 처분이 내려졌고 지운이는 아빠의 재력을 도움받아 무죄로 판결 났지만, 아빠 회사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다.

서율이는 교내 봉사 처분을 받았지만, 이후로도 한 가정을 망쳐버렸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한다.

서율이는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폭력 단절에 힘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