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친구들 마지막 배웅
화성시·공사 직원들도 조문
위로·사죄…대책 의사 전달
“다시는 우리 아이와 같은 사고가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린 15일. 오후 3시쯤 화성 원광종합병원 장례식장에 만난 A(11)군 아버지는 담담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A군 아버지는 “더 슬퍼할 기운도 없다”며 “그래도 많은 분들이 위로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영정사진 속 A군은 파란 옷을 입고 밝은 미소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활발한 A군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모습이었다.
A군은 지난달 31일 화산동 풋살장에서 공놀이를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골대가 넘어지며 머리를 다쳤고, 응급 수술을 했으나 14일 새벽 끝내 숨졌다. <인천일보 6월13일자 6면 '공놀이 하던 초등생 날벼락' 등>
장례식장에 있는 남겨진 가족들은 주변을 서성이며 생각에 잠기기도 했고, 의자에 앉아 낮은 목소리로 서로 대화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 빈소 입구에 어두운 복장을 차려입은 어른들과 초등학교 아이들이 찾아왔다. A군이 다니던 화성지역 초등학교 교직원과 친구들이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온 것이다.
A군은 평소 친구들과 함께 운동장에서 노는 걸 좋아하던 활발한 아이였다고 한다. 평소 같은 교실에서 배우며 놀았을 A군의 친구들은 빈소 입구 안내판에 걸린 A군의 사진을 보고 고개를 떨어트리며 두 손을 모았다. 굳은 표정으로 조문을 마친 한 교사는 먼저 떠난 제자를 그리며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담담한 모습을 유지하던 A군 부모도 학교가 마련한 작은 상자를 들고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당초 이날은 A군이 다니던 학교에서 졸업사진을 찍는 날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웃고 있어야 할 A군은 이제 영정 사진 속에 남았다.
조문객들은 “A군이 평소 참 밝아 친구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화성시와 화성도시공사 직원들도 책임을 느끼며 빈소를 찾았다. 서철모 화성시장과 정명근 화성시장 당선인, 김근영 화성도시공사 사장도 차례로 빈소를 방문해 위로와 사죄를 표현했다. 이들은 남겨진 가족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가능한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차후 화성관내 풋살장 골대를 고정식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A군 부모는 “사고가 없었다면 좋았겠지만, 이제 A군을 떠나보내고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화성도시공사 사장 등이 대책을 약속했으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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