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배곧 서울대병원 예타 통과
2026년 완공 예상되는 가운데

송도 세브란스와 직선거리 6㎞
바이오 등 주력 사업까지 겹쳐
응급의료 강화의 적십자도 고민
▲ 시흥 배곧신도시와 인천 송도국제신도시를 연결하는 배곧대교 조감도. 시흥시청.<br>
▲ 시흥 배곧신도시와 인천 송도국제신도시를 연결하는 배곧대교 조감도. 

'시흥배곧서울대학교병원' 건립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최종 통과하면서 사실상 유사 의료권에 해당하는 인천 남부의 송도세브란스와 적십자병원 등 의료 인프라 확충 움직임이 흔들릴 전망이다.

13일 시흥시 합동 브리핑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에 예정된 서울대병원 건립 사업이 기재부 예타를 통과해 이르면 2026년 완공된다.

조정식(민·경기시흥시을) 국회의원은 “시흥배곧서울대병원에는 53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800병상 규모로 설계된다. 뇌인지 바이오특화센터를 주축으로 명실상부 최고의 진로·연구·융합형 종합병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배곧서울대병원이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서는 세브란스병원 예정지와 불과 '물길' 하나만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500병상 규모로 예정된 세브란스병원은 송도 11공구에 들어서며, 시흥 배곧지역과는 직선거리로 6㎞가량 떨어져 있다.

두 병원 모두 바이오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연세대는 인천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계획과 연계해 송도 7·11공구 국제캠퍼스 2단계 조성 사업을 추진 중으로, 핵심은 바이오 산·학·연을 잇는 혁신생태계 '사이언스파크' 조성 계획이다. 서울대병원도 시흥캠퍼스를 중심으로 의료·바이오 융복합단지를 만든다는 전략을 내놨다. 지난해 6월엔 시흥 배곧지역이 황해경제자유구역으로 추가되면서 기업 유치를 위한 환경도 확보했다.

하지만 공공의료 자원이자 대형종합병원인 서울대병원에 기대가 더욱 쏠린다. 특히 응급·외상·심뇌혈관 등 필수의료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 평가된 인천 남부 진료권역 시민들에겐 긍정적인 소식이다. 지난해 인천시가 내놓은 '제2인천의료원 건립 타당성 연구조사 용역' 결과에 따르면 연수구·남동구가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한 1순위 지역으로 꼽혔다. 인구 증가 예상치, 병상 예상 수요, 65세 이상 노인 인구, 1시간 이내 종합병원 도달률 등 10개 지표를 평가한 결과다.

이로써 10여년 만에 병원 건립을 추진 중인 연세대의료원은 물론 응급의료 기능 강화 숙제를 안고 있는 적십자병원도 고민에 놓이게 됐다. 서울대병원 예타 통과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것이다. 남부 진료권역의 A병원 관계자는 “사실상 시흥 배곧지역은 인천 남부와 하나의 권역이나 마찬가지다. 의료 사업 확장 측면에서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